13대의 마지막 국회라고 해서 유종의 미를 기대했던 국민들은 지금 파장국회의 파행운영에 실망하고 있다. 국회가 열릴때마다 보여준 파행이요 파국이어서 예사롭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마지막 국회에서까지 이런 꼴을 보여주어야 하느냐는데 생각이 미치면 한심하다 못해 배신감 마저 느낀다. ◆야당의 전면 보이콧,여당의 단독 강행이라는 도식의 국회파행운영은 지난날 강권주의·권위주의 시대에 자주 보아왔던 것이다. 여당이 부당하고 무리한 짓을 힘으로 밀어 붙이려고 할때 약한 야당이 택할 수 있었던 강경투쟁의 방법이었다. 국민들도 그런식으로 싸울수밖에 없는 야당을 동정했다. 그래서 야당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걸핏하면 전면거부니 퇴장이니 농성이니 하는 극한 투쟁방식을 즐겨 택하는 경향이 늘어났다. 그러다가 보니 이런 행태들이 야당의 생리가 되다시피 해버렸다. 너무 쉽게,너무 자주 그런방식을 택하는 야당의 정치행태에 국민들도 익숙해져 버렸다. 그래서 처음에 야당을 동정하던 국민들도 세월이 가면서 시각이 점차 달라져갔다. 심지어는 「또 그거냐」고 역정을 내는 사람도 있다. ◆강권주의시대의 야당과 민주화시대의 야당은 달라져야 한다. 투쟁방식도 함께 달라져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구태를 버려야 한다. 여당이 구태의연하게 나오니 야당도 별수 없지 않느냐는 것은 변명은 돼도 이유는 안된다. 장래성없는 여당보다 수권정당으로서 저력을 과시하기 위해 야당이 먼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야당의 불참으로 여당의 단독감사가 이뤄지고 있는 국회의 파행운영을 지켜보면서 생각나는 것은 야당이 습관처럼 강경 극한투쟁을 남발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6공 최대의 비리라곤 하지만 한보사건의 증인채택 하나때문에 과연 국정전반에 대한 국회의 감시 견제기능을 마비시켜도 좋은 것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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