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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나갑시다” 남북외무 축배(UN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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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나갑시다” 남북외무 축배(UN소식)

입력
1991.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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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분간 자연스런 첫 접촉에 “관심”/“통일 노력 함께… 다시 만나 얘기를”○…남북외무장관간의 첫 접촉은 유엔동시 가입으로 이루어진 셈인데 비록 7분간의 자연스런 「조우」 형식이었지만 최초의 첫 대면이라는 점에서 주위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

두 장관은 최고위급 외교실무자로서 밀도있는 대화나 「오담」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앞으로 유엔무대에서 협조를 약속하는 등 분위기 조성에는 큰 기여.

외무부 관계자는 『미리 계획된 만남이 아니었던 만큼 실질적인 소득은 기대할 수 없는게 당연하다』면서도 『만남의 횟수가 늘어날 수록 예상밖의 성과가 있을수도 있는것 아니냐』고 여운.

○…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이 30일 낮(한국시간 1일 새벽) 유엔총회장 4층 유엔대표단 식당에서 주최한 각국 대표들을 위한 오찬에는 에콰도르 짐바브웨 우크라이나 등 4개국 대통령과 북한의 연형묵 총리,이상옥 외무장관,김영남 북한외교부장 등 18개국 외무장관을 비롯,박길연 유엔주재 북한대사 등 각국 대사 등 모두 80여명이 참석.

이날 오찬은 케야르총장이 이들 4개국 대통령과 연 총리를 현관에서부터 안내해 오찬장에 입장하면서 시작.

장관급 이상 23명은 케야르총장을 중심으로 헤드테이블에 일렬로 길게 자리를 잡았는데 연총리는 케야르총장 자리에서 하나 건너에,김 부장은 다시 두자리 건너에 앉았고 이 장관은 이들과 반대편의 좌석이 배정돼 식사하는 도중에는 서로 대화를 나눌수 없었다.

연 총리와 김 부장은 모두 통역을 대동한채 오찬이 계속되는 동안 시종 옆자리에 앉은 다른나라 대표들과 대화.

○…이상옥 외무장관과 김영남 북한외교부장간의 「역사적인」 첫 남북외무장관 접촉은 오찬에 앞서 가볍게 목을 축이기 위해 오찬장 옆에 준비된 칵테일장에서 자연스럽게 성사.

이 장관은 하오1시10분께 오찬장에 도착,각국 대표들과 인사를 교환하다 10분뒤께 김 부장이 입장하는 것을 보고 잠시 기다렸다가 먼저 김 부장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던 것.

이 장관은 우선 『김 부장이시지요, 한국의 외무장관 이상옥입니다』라고 인사하자 김 부장은 얼른 알아보고 반갑게 악수를 나누었고 두사람은 처음 2∼3분동안 상견례를 겸한 일반적인 인삿말로 대화를 진행.

남북 외무장관이 얘기하는 도중 유엔본부 소속 카메라기자가 옆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고 이 장관이 『비록 오렌지주스지만 이렇게 만났으니 축배를 들자』고 제의,두사람은 『잘해 나갑시다』라며 함께 잔을 부딪쳐 축배. 김 부장은 식사가 거의 끝날 무렵인 하오2시20분께 먼저 자리를 떴는데 오찬장 입구에 지켜서있던 우리측 기자들에게 『바빠서 먼저 간다』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직행.

김 부장은 『이상옥장관과 만났다는데 앞으로 어떻게할 계획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동족끼리인데 시간날때 자주 만냐야지요』라고만 답변.

○…이 장관은 오찬이 끝난뒤 총회장 2층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채로 7분가량 김 부장과 나눈 대화내용을 소개. 다음은 남북외무장관이 인삿말을 제외하고 주고받은 대화 내용.

▲이=우리가 유엔에 함께 들어왔으니 앞으로 유엔내에서 서로 협조해야죠.

김=그렇게 해야조. 무엇보다 단일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됩니다.

▲이=단일의석은 통일이 되면 당연히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그것에 앞서 통일이 되도록 노력해야지요. 통일을 위해선 남북이 다같이 노력해야지 어느 한쪽만 노력해서는 안됩니다.

▲김=통일지향적으로 노력해 나갑시다.

▲이=연총리께서 2일 하실 기조연설이 어떤 내용인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핵안전협정을 조속히 체결해야죠.

▲김=(즉답을 회피한채) 부시 미대통령이 발표한 내용을 잘 알고 있습니다. 좋은 일이지요.

▲이=협정체결을 빨리하는게 북한에게 도움이 될겁니다. 기회 있으면 다시 만나서 얘기하시죠.

▲김=그러죠,좋습니다.

○…이날 오찬에서 이 장관은 김 부장과 첫 접촉을 가졌으나 연 총리와의 만남은 끝내 불발.

이 장관은 기자들에게 『만찬이 끝난뒤 연 총리가 나오는 것을 보고 인사나 드리려고 가던중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과 마주쳤다』면서 『잠시 얘기를 나누고 연 총리를 찾아보니 이미 오찬장을 떠난뒤였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

이날 오찬은 주최측의 비공개원칙에 따라 보도진의 출입이 전면 통제.

그러나 유엔본부 소속 카메라 기자와 AP통신 등 극히 제한된 숫자의 사진기자들에게는 오찬장옆 칵테일장까지만 20분정도 취재가 허용됐는데 북한측의 기록영화 제작소 소속 직원 1명만 사전에 출입증을 발급받아 이곳까지 들어가 남북외무장관간의 접촉장면을 16㎜비디오로 촬영.

○…연형묵총리와 김영남 외교부장 등 북한고위인사가 30일 유엔에 모습을 나타내고 활동을 시작함에 따라 한국공관을 비롯한 유엔주변의 촉각도 이들에게 집중.

뉴욕에서 40마일이상 벗어날 수 없는 북한 대표단은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2일 연 총리의 기조연설이 끝난후 연 총리 주최 리셉션과 3일 저녁의 친북한 교민주최 만찬이 관심거리. 이 연회에서는 친북한 및 재북연고 교민들이 초청대상이 될것으로 한국공관 관계자들은 예상.<유엔본부=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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