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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설득력에 기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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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설득력에 기대(사설)

입력
1991.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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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일성주석이 10월초 중국을 방문한다고 평양과 북경에서 동시에 공식 발표되고 있다. 김 주석의 중국방문은 소련과 동구에서 공산체제가 몰락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거의 연례행사처럼 이뤄져 왔었다. 다만 이번 방문은 비밀리에 가지않고 사전에 공식발표까지 하는 것으로 보아 공공연히 이뤄지는게 다르다.그래서 이번 김 주석의 북경 나들이는 동북아 사회주의 체제가 소련이나 동구의 공산주의 체제와는 다르게 건재하고 있을뿐 아니라 서로간의 연대도 강화되고 있음을 대내외에 보여주려는데 목적이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전시 효과와 아울러 당면현안에 대한 실질적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우리에게는 관심사가 아닐수 없다. 김 주석이 중국지도자들과 나눌 얘기는 곧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것이기 때문이다. 김 주석의 북경행차는 그 시점으로 보아서도 매우 중요하다.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가입한 직후이기도 하고 북한 핵사찰에 대한 국제압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조지·부시 미대통령의 획기적인 핵감축 발표가 있은 뒤이기도 하다. 또 북한 자신으로서는 어려운 경제사정을 뚫고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긴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

그래서 일본과는 수교를 하루빨리 서둘러야하고 미국과도 관계개선을 해야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이러한 여건에서 남한과의 관계는 어떻게 꾸려가야 할것인가도 문제이다.

또한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까지 확대된 중국과 한국과의 관계진전이나 수교문제에 대해 북한은 어떤 태도로 나가야 하느냐는 것도 당면현안이다.

이런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깊숙한 얘기가 오가지 않을수 없을 것이고 특히 북한의 김주석이 그를 초청한 공산당 총서기 강택민,국가주석 양상곤 등 중국 지도자들에게 협조와 조언을 구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원조 요청도 그중의 하나가 될것이고 미일과의 관계개선에 대한 지원요청이 있을 것이라는 짐작하기에 어렵지 않다.

여기서 우리의 관심을 끄느것은 중국의 지도자들이 김 주석에게 무슨 얘기를 해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시대 조류에 역류하는 방향으로 북한을 계속 유도할 것인가,아니면 개방과 대화로의 방향전환을 권유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유엔가입문제로 기로에서 헤매던 북한에 남북한 동시가입을 권유해서 문제를 해결했던 주인공이 바로 중국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지금 북한이 대외관계를 원만하게 해결하려면 무엇보다도 핵사찰에 응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것만이 열쇠하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시의 핵감축선언으로 주한 핵무기까지 나가는 마당에 북한이 핵문제로 더 버티기가 어렵게 되었다. 유엔동시 가입을 설득시킨 중국에 다시한번 핵사찰을 받아들이도록 김 주석을 설득시켜줄 것을 바란다. 그것이 곧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에 기여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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