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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국감/최규식 정치부 차장대우(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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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국감/최규식 정치부 차장대우(기자의 눈)

입력
1991.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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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한마디로 한심하게 굴러가고 있다. 초반부터 맥빠진 분위기를 보이더니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는 국감이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의 실종 상태이다.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뉴스에 묻히고 예년같은 대형이슈도 없는 탓이라는 지적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보다는 국감주체인 의원들의 불성실이 바로 국감무용론의 주인이라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하는 장면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내무위는 한국원씨 총격사망 사건의 참고인 채택문제로 아까운 일정을 거의 이틀이나 허비했다. 야당은 병원에 입원중이어서 출석진출이 애당초 불가능한 한씨의 부인을 확인도 않고 참고인으로 부를것을 막판까지 고집했다. 여당 역시 합의된 참고인의 진술을 미공개로 들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의지도,준비도 부족한채 피곤한 정치싸움만 벌이다 듣는 참고인 진술을 통해 진상규명이 될리가 없다.

지방감사에 나선 한 상임위는 국감 하루 전날밤 피감사기관장 초청으로 생선회를 들었다. 어민들을 위해 이젠 생선회가 콜레라를 옮길 염려가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중앙부처 감사때는 그런대로 보는 눈이 있어 질의 답변이 이루어지지만 지방이나 산하기관 감사에서는 서면답변으로 대체키로 하고 기록용 질의만 남긴채 훌쩍 떠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상임위에 따라서는 국감장에 질의의원만 남아있을뿐 의원석이 텅비는 일까지 생겨나고 있다.

믿고싶지 않지만 의원들을 향한 로비와 의원들의 피감기관에 대한 청탁이 먹이사슬처럼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런데 생각이 미치면 14대 총선을 앞두고 대여와 강야가 전초전 성격의 국감을 치를것이라던 예상과 기대가 여지없이 빗나간게 오히려 당연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선거를 앞두고 마음이 콩밭에 가있어 국감은 뒷전이 될것이라던 또 한편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국민들로부터 국정의 비리를 파헤치라고 위임받은 「국감」을 이런 식으로 진행하고도 표를 달라고 할수있을지 의문이다. 시대가 달라졌다지만 또 한번 국감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국회의 권위를 스스로 추락시키는 우를 범하지 맡았으면 한다.

20일의 기간중 8일을 남겨놓고 있는 나머지 감사기간이라도 최선을 다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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