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김일성체제 당분간 인정용의¨/노 대통령의 뉴욕서 일문일답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김일성체제 당분간 인정용의¨/노 대통령의 뉴욕서 일문일답

입력
1991.09.26 00:00
0 0

◎교류통해 북한경제 향상 필요/부시에 YS소개는 의례적인 일노태우대통령은 25일 상오(현지시간) 멕시코 국빈방문을 위해 뉴욕을 출발하기에 앞서 숙소인 플라자호텔에서 뉴욕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유엔방문에 대한 소감과 함께 남북대화에 관한 소감을 피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유엔가입이라는 국가적 경사를 마쳤지만 국내문제는 산적한 난제들이 가로놓여 있습니다. 잔여 임기동안 어떤 일들을 하겠습니까.

『더이상 일을 하면 욕심 많은 대통령이란 바난을 받을지 모르겠어요. 6·29선언으로 민주화의 기틀이 잡혔지만 민주주의 실천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어요. 정부의 권한이 분산되다보니 정부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측면이 있습니다. 범죄가 늘고 질서문제가 대두되자 대통령이 힘이 없다면서 칼을 잡고 질서를 세워달라는 요구도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안된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고 철학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국민들도 질서를 지켜야겠다는 자율능력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경제문제만봐도 과거 80년대는 경제전문가들이 모두 걱정했듯이 외채망국론까지 나왔지만 87년이후 채권국이 될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민주화로 엄청난 경제적 대가를 치렀고 잘못하면 산업이 망할뻔 했으니까요.

그러나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고 경제성장이 계속 되고있지 않습니까. 외국 전문가들도 「반도체 등 첨단기술이 미일에 이어 3위이지만 팔리는것은 2위가 아니냐」고 말하고 있습니다.

경제사정이 어렵지만 비관적은 아닙니다. 정치상황도 20∼30년전의 사고방식으로 안되며 새로운 감각과 미래지향적으로 되어야 한다는 국민의식이 싹트고 있습니다. 임기가 1년반밖에 안남았지만 새로운 정치지망생들이 이같은 국민요구를 감안하리라고 믿습니다』

­유엔가입이후의 통일문제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북한도 유엔이라는 세계기구에 가입한 만큼 전처럼 엉뚱한 주장을 계속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유엔이란 기구를 통해 통일문제도 상당한 도움을 받게될 것이라고 봅니다.

통일방안에서도 우리의 한민족 공동체 통일방안과 북한의 고려연방제가 결국은 한꺼번에 묶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지금은 차이가 있지만,단계적으로 진행되다 보면 한 과정으로 모아질 수 있는 것입니다.

먼저 우리가 제시한 국가연합이 이뤄지고 난뒤 이것이 발전되면 연방형태가 이뤄지고 결국은 정치적인 완전통합까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이러한 과정들이 유엔이라는 조직을 통해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국가연합이든 고려연방제든 문제를 풀어가려면 남북간에 교류와 접촉이 활발해져야 합니다.

나같은 최고 책임자는 북쪽의 최고책임자를 만나고,중간책임자는 중간책임자끼리 만나야 합니다』

­앞으로의 북한 내부변화를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현재 북한은 여러가지 큰 어려움에 부딪쳐 있습니다. 소련사태에서 나타났듯이 전 세계 사회주의가 퇴조하고 있는데다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어려움에 봉착해 있습니다.

역사를 보면 때때로 급격한 변화는 전쟁으로 대응돼가는 예가 있었음을 알수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남북이 모두 너무나 큰 불행을 겪게 됩니다.

남북의 양체제가 시간을 가지고 서로 적응해가는 여유아래 점진적인 통일을 추구해 가야합니다.

혼란을 막기위해 김일성 유일체제가 불가피하다면,당분간 인정을 할 용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김일성주석이 연로한만큼 유일체제 역시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그렇게되면 동구 등지에서 공부한 교화파들도 적지않은 만큼 끝내는 교조주의의 간판을 내리지 않겠습니까. 결국에는 큰 무리없이 통일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통일비용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최근 KDI(한국개발연구원) 보고결과 약 1천5백억달러의 통일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현 상태서 우리가 이런 비용을 부담할 능력이 없습니다. 북한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생산성을 향상시켜서 남북을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 올려가면서 통일을 추진해야 합니다』

­부시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때 김영삼대표 최고위원을 부시대통령에게 소개한데 대해 여러 해석이 있습니다만.

『대통령을 정부쪽에서 보필하는 사람은 총리이고 정당쪽에서 보필하는 사람은 대표최고위원입니다. 김 대표가 유엔 가입이라는 경사스런 행사를 경축하기 위해 뉴욕에 왔고 나를 보필하는 당대표임을 생각할때 인사를 안시킨다면 오히려 이상한것 아닙니까』

­10월에 열릴 남북 고위급회담때 핵문제도 논의될 것인지요.

『부시 미대통령이 유엔연설을 하면서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라크의 핵시설을 강하게 거론한것은 북한핵도 비난받을 범주속에 들어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북한이 6·25이후 무력도발을 계속해왔고 테러수출국으로 낙인이 찍혀있는만큼 북한의 핵개발은 가공할 일입니다. 북한은 무조건 핵안전협정에 서명하고 그들 핵시설에 대한 국제사찰을 받아야 합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많은 관심을 표명해왔는데 대통령의 남은 임기중 가능할 것으로 보는지요.

『확답을 할수는 없으나 가능성이 없는것은 아닙니다. 얼마전 북쪽 사람을 만났을때 내가 정상회담을 하자고 하는게 내 정치적 입장을 키우기 위한 것이란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그렇지 않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정상회담이 필요한 것은 그쪽이지 우리쪽이 아니지 않느냐고 분명히 얘기해주었습니다』

­10월의 남북고위급 회담때 좀더 구체적인 결과를 기대 할수 있겠습니까.

『이번 유엔에서 내가 제의한 내용을 자세히 검토할 것으로 봅니다. 보다 진전된 논의가 이뤄질수도 있겠지요』<뉴욕=김수종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