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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외교시대 진입 신호탄/노 대통령 유엔연설과 연쇄 정상회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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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외교시대 진입 신호탄/노 대통령 유엔연설과 연쇄 정상회담 의미

입력
1991.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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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현안 우리목소리 첫 표명/남북문제등 전향적 자세 시사노태우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부시 미대통령 등과의 연쇄 정상회담은 유엔 회원국으로서의 유엔 활동의 「화려한 출발점」이라는 총체적 의미를 지닌다.

유엔 비회원국이었던 한국은 그동안 국제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국외자의 입장에 처하기 십상이었으며,비록 우리문제가 거론된다 해도 회원국들에 대한 지지호소의 수준에 머물며 지루한 외교 소모전을 할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23일의 노 대통령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우리 외교가 유엔을 무대로 본격적인 다자외교 시대에 진입했음을 알리고 있다.

노 대통령이 기조연설에 앞서 뉴욕에서 가진 일련의 연쇄 정상회담도 이같은 다자외교를 극명하게 대변해주고 있다.

노 대통령의 기조연설은 유엔 회원국으로서 우리의 입장과 해야할 일,그리고 국제문제에 대한 우리의 시각과 세계에 대한 주문사항 등을 담고 있다.

앞으로 21세기를 대비하기 위해 세계적 현안문제들에 대한 대안과 방향제시를 시도했다고 볼수 있다.

이날 연설은 또 우리 국민들의 대유엔 메시지이며,국제사회에 대한 첫번째 발언권 행사로서의 의미도 함께 지닌다.

이날 연설은 크게는 세계정세와 작게는 한반도를 축으로 한 남북한 및 동북아 정세에 대한 시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번 기조연설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세계정세에 대한 노 대통령 특유의 시각과 그 대안 제시이다. 노 대통령은 세계정세에 대한 시각을 정리하고 소련사태를 축으로한 세기적 변혁에 대처하기 위한 지구촌의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유엔회원국임과 동시에 세계의 주도국 대열에 성큼 들어서고 있음을 의도적으로 강조하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세계의 변화로 인한 평화의 헤택을 세계의 모든 나라와 인류 모두가 오랜기간 누리게 될것』이라면서 소련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세계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국제무대에서 강력한 대소지원 발언을한 국가원수는 노 대통령이 처음이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서방국가들로부터 어떤 형태로든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남북한 문제해결과 관련,세가지의 구체적 실천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정부가 지금까지 여러차례 제시해온 방안을 정리·요약한 것이긴해도 유엔회원국 국가 원수로서 국제 사회에 공식천명했다는 점에서 또다른 의미를 지니며 발언의 무게역시 가중된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 실천방안은 ▲휴전체제의 평화체제에로의 전환 ▲실질적인 군비감축 및 남북한간 핵문제의 직접협의 추진 ▲자유로운 교류를 통한 단절의 시대 종식 등으로 이 세가지 모두 남북문제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 자세를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한반도 핵문제가 북한의 대남 및 대외 정치공세의 끈질긴 연결고리였음에도 불구하고 핵의 비당사자라는 입장에서 사실상 직접언급을 삼가해왔다. 따라서 유엔연설을 계기로 한반도 핵문제에 대한 남북한간의 논의는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 대통령이 밝힌 남북간 단절의 시대 종식은 표면상으로는 남북간 자유교류를 강조하는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북한의 인권문제 개선을 간접 촉구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관련,국제사회에서 우리 정부가 취한 첫번째 언급으로 해석된다.

노 대통령이 밝힌 세계적 현안에 대한 대안은 국제무대에서 우리의 위상을 말해주듯 「당당하게」 구체성을 띠고 있다. 즉 지역분쟁해결을 위한 유엔의 집단안보조처 강화방안이나 동북아 지역에서의 군축가속화 방안 등이 그 예다.

부시 미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라크의 핵사찰문제,팔레스타인 등 중동평화문제,소련연방과 공화국간의 문제 등 범세계적 현안이 망라되어있고,이들 현안에 대해 전적인 합의를 도출한 것은 우리의 강화된 국제적 위상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유엔연설 및 연쇄 정상회담의 성과가 국내외적으로 장미빛의 낙관적 예측만을 가능케한다고 볼수는 없다. 오히려 남북관계에서 예상밖의 부담을 안게됐다는 측면도 있다할 것이다.

요지부동의 자세로 일관하는 북한과의 관계에서 향후 실질적 성과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노 대통령의 유엔연설은 자칫 외화내빈의 수사로 기록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엔무대에서의 「화려한 외치」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더욱 탄탄한 내치가 뒤따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뉴욕=이종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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