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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김씨 뉴욕서 이미지 경쟁/유엔총회 참석길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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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김씨 뉴욕서 이미지 경쟁/유엔총회 참석길 신경전

입력
1991.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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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부시」 파격적 인사… 후계구도 연계/DJ,강연·회동 분주 “미국내 기반 과시”/“국회외면” 일부 눈총속 향후 정국 기본 포석 잡힐듯노태우대통령의 24일(한국시간 25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 참석하기 위해 김영삼 민자당대표와 김대중 민주당공동대표가 뉴욕에 도착,뉴욕 맨해턴에 한국정치의 중심이 잠시 옮겨진 느낌이다.

우리의 유엔가입이 46년의 민족분단사에 큰 획을 긋는 국가적 대사임이 틀림없으나 국가원수외에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이곳을 찾은게 오히려 화제가 될법하다.

두김씨는 유엔가입이 지니고 있는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나름대로의 활동을 통해 이미지 부각을 노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 민자대표는 노 대통령의 수행형식을 빌려 차기 후계구도를 염두에 두는 모습이고 김 민자공동대표는 자신이 오래전에 주장했던 유엔 동시가입이 실현된 현장에서 대권을 겨냥한 건재를 과시하겠다는 속셈인 것 같다.

그런데 두 김씨의 뉴욕 일정을 보면 매우 대조적이다.

○…김 민자대표의 일정은 노 대통령의 유엔방문 수행이라는 인상이 물씬 풍기도록 짜여 있다.

노 대통령보다 하루 앞선 21일 도착한 김 대표는 노 대통령의 뉴욕도착을 영접했고,또 노 대통령이 25일 멕시코로 떠나는 것을 전송한뒤 26일 귀국길에 오른다.

김 대표 일정은 22일 교회에 나가는 것을 제외하면 노 대통령의 공식일정에 수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김 대표측은 그러나 한미 정상회담때 이례적으로 부시 미대통령과 인사할 기회를 가진데 대해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김 대표측은 정상회담에 정당 지도자가 자리를 함께했다는 의전상의파격을 넘어 이를 여권의 후계구도와 연계시키려는 확대해석까지 하려하고 있다.

한미 관계의 특수성이나 노 대통령의 특별배려를 감안하면 의미부여에 충분하다는게 김 대표측의 주장이다.

미 현직 대통령이 우리의 대권주자로 꼽히는 정치 지도자를 만난 선례는 지난 87년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노태우 당시 민정당 후보를 만난게 처음이고 노 대통령이 누구보다도 이러한 만남이 갖는 의미를 잘알고 있다는 주석까지 덧붙여지고 있다.

비록 이날의 만남이 김 대표측이 청와대측에 요청해 이뤄진 것이고 회담시작에 앞서 잠시 인사를 나누고 사진만 찍는 간단한것 이었지만 정치적 의미가 자못 크다는게 김 대표측의 견해인것이다. 더구나 김 대표와 경쟁관계에 있는 김 민주대표도 뉴욕에 와있는 시점에서 이같은 면담이 주선되었는데 대한 첨언도 잊지않고 있다.

한편 청와대측은 이에 대해 후계구도 등의 정치적 의미는 부여하지 않는 입장이다. 이수정 청와대대변인은 『경축사절의 일원으로 여당의 대표위원이 현지에 와있는 같은 시기에 한미 정상회담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 자리를 이용해 미국 대통령과 만날 수 있도록 한 것일뿐』이라며 『다른 정치적인 뜻은 전혀없으므로 지나친 의미부여는 바람직 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측은 다만 「정치적 배려」 부분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는듯한 인상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김 민주공동대표는 야당 지도자답게 독자적이고 정치성이 강한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우선 김 대표는 노 대통령이 뉴욕에 도착한후인 22일 저녁 소련으로부터 케네디 공항에 도착했고 유엔행사가 끝나면 25일 폴란드로 떠나는 일정을 잡고 있다.

김 대표는 24일 유엔연설과 경축 리셉션에서 노 대통령과 대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정부의 경축사절단과는 별도의 행동을 한다.

뉴욕에 광범한 지지기반을 갖고있는 김 대표는 「김대중 민주당공동대표내외분 뉴욕방문 환영위원회」에 준비를 일임,3박4일동안 빡빡한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준비위원회의 실무책임자인 박지원씨는 『85년 귀국후 6년만에 다시오는 길이니 만큼 만날 사람이 많다』며 『19년전 동시가입을 주장했던 당사자로서 역사적 현장에 서보고 싶다는 의사와 함께 국내정치를 외국에까지 연장하지 않는다는 뜻을 새겨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중대표는 뉴욕 체류중 미의회 의원들과의 조찬회동을 비롯,카네기 협회연설,콜럼비아대 강연,미 인권 운동가들과의 면담,키신저 전 국무장관 및 솔로몬 미국무부 동아태 담당차관보와의 면담일정을 갖고 있으며 뉴욕타임스도 방문할 예정이다.

특히 김대중대표는 24일 밤 정부의 유엔총회 대표단 초청리셉션에 잠시 참석한 뒤 별도로 교민초청 리셉션을 갖는데 교민 8백여명이 참석한다.

○…현재 짜여진 일정으로볼때 노 대통령과 김대중대표,또는 두 김씨의 개별회동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김씨가 정기국회가 회기중이고 국정감사가 한창인데 굳이 뉴욕에까지 와서 정치적 신경전을 벌일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두 김씨 모두가 국내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실정치인임을 감안하면 한겹 접어둘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수긍이 가는 면도 많다.

그래서인지 유엔가입이후 국내정국에 몰아칠 여러 파고의 진원지가 뉴욕의 될 것이라는 시각이 이곳에서는 지배적이다.<뉴욕=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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