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상오10시30분 화염병으로 일그러진 방탄유리와 팩시밀리가 경찰총기 사용의 변명인양 남아있는 서울 관악경찰서 신림2파출소에 한국원씨 총기사망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위해 찾아온 국회내무위 소속의원20명은 떠들썩한 정치공방만 또 되풀이하다 돌아갔다.김종우 관악경찰서장의 경위설명은 『총기 발사가 불가피할만큼 긴박한 상황이었나』 『학생들의 시위를 예측하고도 왜 준비를 소홀히 했나』 등의 질문공세로 곧 중단됐고 『학생들의 시위는 무모한 테러행위 였다』 『경찰의 조준사격으로 아까운 목숨이 희생됐다』는 설전이 이어졌다.
김 서장이 『대비병력이 모도 서총련 진군식 장소인 연세대로 차출된 상태여서 총기사용이 불가피 했다』고 설명하는 동안 일부 의원들은 듣지고 않고 잡담을 나누거나 고함을 질러댔다.
무기피탈 우려 등 피상적인 질문에 이어 『당시 현장은 사관탄 발사로 얼마나 매웠나』 『시위대가 해산한 것은 사과탄 때문인가 권총발사 때문인가』하는 불필요한 질문으로 30분을 보내면서 의원들은 한마디라도 더 하려고 기를 썼다.
한씨가 쓰러져있던 가나다제과점 옆길로 몰려가서도 의원들은 한씨가 택시를 내린이유 등 이미 알려진 사실만 몇가지 질문한뒤 파출소로 돌아왔다.
주민 30여명이 『국회의원들이 정치를 잘해야 학생들이 데모를 안한다』고 소리치자 한 의원은 『국감에 간섭말라』고 꾸짖기까지 했다.
「주민」을 자처한 3∼4명이 의원들에게 『당직경관들의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하고 나서자 주민 30여명은 『이곳 주민도 아닌데…』 『관제 주민부대 아니야』라고 의아해했다.
파출소 옥상에 올가 있던 전의원 장기욱씨는 『당시 경관들이 옥상에 있었다는데 왜 여긴엔 올라와보지도 않느냐』고 고함을 질렀다.
그러나 추석연휴 준비가 바쁜것 같은 의원들은 새로운 단서를 발견하거나 조목조목 경위를 따져보려는 생각이 없는듯 도착 50분만에 김 서장이 베푸는 식사자리와 서울대 병원 빈소로 서둘러 떠났다.<남대희기자>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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