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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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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르·솔제니친(72세)­지난 17년동안 미국의 버몬트주에서 은둔에 가까운 망명생활을 해왔던 그가 이제 『하루만 살아도 여한이 없겠다』던 「자유 러시아」로 귀향할 수 있게 됐다. ◆니콜라이·투루빈 소련연방 검찰총장이 지난 18일 과거 브레즈네프 정부가 솔제니친을 추방하기 위해 그를 기소했던 반역죄의 혐의를 검토한 결과,유죄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결론을 내리고 반역죄 기소를 취하한다는 것을 솔제니친에게 통보해 준것. 솔제니친은 지난해 고르바초프의 포괄적인 시민권 복권조처에 따라 이미 귀국의 길이 열려 있었으나 반역혐의가 철회되지 않고서는 귀국하지 않겠다고 했던것. 이번 조처는 솔제니친의 이 요구를 받아들여준 것이다. ◆소련의 공산주의체제에 도전해온 그는 이제 「위대한 인간승리」를 이룬 셈이다. 추방의 형벌이 두려워 그는 70년 노벨문학상 수상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반데니 소비치의 하루」 「암병동」 등 45년부터 53년까지 8년 동안의 시베리아 강제노동수용소에서의 유형생활을 토대로 스탈린체제 아래에서의 정치범의 참상을 고발했던 이 작품은 「수용소군도」와 더불어 그의 이름을 서방세계에 떨치게 했다. ◆그는 망명생활중 외부접촉을 기피해 왔으나 이례적인 공개연설 기회에는 어김없이 서방세계의 느슨한 반공자세에 경종을 울리곤했다. 88년 5월 런던에서 가졌던 「종교발달을 위한 템플턴상」 수상 연설에서는 서방 진영의 반핵운동가들은 소련의 위협에 대해 무지하며 선악을 분간못한다고 힐난했다. ◆솔제니친은 집필중에 있는 볼셰비키혁명을 소재로한 「붉은 수레」를 탈고하면 귀국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민주화된 조국 소련의 부활을 위한 장문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가 아니라 정신과 도덕이며 이는 법률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도 경청할 가치가 있는 좌우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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