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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떠오른 과외 망국론/사교육비가 7조를 넘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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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떠오른 과외 망국론/사교육비가 7조를 넘겼다니

입력
1991.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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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을 비롯한 초·중·고교의 학부모들이 지난 한햇동안 지출한 사교육비가 무려 7조1천55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통계청이 추계했다고 한다. 이 엄청난 사교육비는 각종 학원수강비와 과외교습비가 대종을 이루는 것이라니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과외비 지출로 등골이 휘는 실상을 짐작하고도 남을만하다. 과외망국론을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말이 7조1천억원이지,이는 지난해 정부의 일반회계 최종예산 27조4천5백60억원의 25.9% 즉 4분의 1을 넘는 어마어마한 금액인 것이다. 정부가 유치원,초·중·고교 교육에 투자하는 교육예산과 학부모들이 내는 수업료·입학금·육성회비 등을 합친 총 공교육비 8조6천억원에 거의 맞먹는 것이고 교육부의 교육총예산 5조3천억원 보다는 훨씬 많은 것이다.

정부의 공교육비 투자 빈약과 학부모들의 지나친 교육열로 인해 사교육비 지출이 세계 어느나라 보다도 많았던 것은 50∼80년대를 통해 이미 입증된 사실이기는 하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85년에 3조3천억원에 달했던 사교육비 지출이 불과 5년만에 2.13배나 급증했다는 사실에 있다.

또 우리의 초·중·고교의 교육환경이나 교육내용이 사교육비 지출이 급등한 만큼 비례해서 좋아지고 내실이 다져진 것이냐는 점과 교육목적에 가까운 교육이 이뤄지고 있느냐는데 있는 것이다.

어느면으로 보나 우리의 대답은 결코 긍정적일 수가 없다. 유치원부터 대학입학을 하는 고교3년때까지 우리의 2세들은 각종 학원 수강과 과외로 「점수따기 기계」로 키워지고 있을뿐이다.

도덕과 철학이 밑바탕이 된 전인교육은 말뿐이고,각급학교 역시 입시학원화해가는 판국이다. 학부모들이 지금처럼 대학입학이란 한가지 목적에만 매달려 있는 상황에선 제아무리 많은 사교육비를 물쓰듯 쓴다고 하더라도 노벨상을 탈 과학자나 문호를 길러낼수는 없는 것이다.

사교육비 급등은 지난해부터 다시 허용한 중·고교생 과외와 방학중의 학원수강이 주요 원인이 됐다는 것도 간과못할 일이라고 본다.

물론 학부모들의 이 엄청난 교육열을 꼭 비난할 것만은 아니다. 정부가 이를 올바르게 유도해 정말로 훌륭한 2세,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우리민족 공동체와 전인류의 발전과 행복에 기여할 만한 인재를 기르는데 투자하는 식으로 사교육비를 유용하게 쓰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미국·일본·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 국민학교는 5분의 1,중·고교는 4.6분의 1밖에 안되는 공교육비 투자규모를 연차적으로라도 대폭 늘려 교육환경 개선과 교육내용 충실에 정책의지와 행동을 보여야 할줄로 믿는다.

중학교까지 의무교육확대도 서둘러 농촌과 중·소도시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줘야 할 것이다. 선진국 진입을 코앞에 뒀다면서 공교육비 투자빈약을 학부모들이 사교육비로 보전해주기를 정부가 계속 바란다는것은 나라체면을 위해서도 안되는 일이지만 국가장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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