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 상하편차 1.5㎝ 불과/총알 마모도 균일… 방향에 큰영향 안준듯한국원씨 시체 부검결과 신림2동 파출소장 조동부 경위가 총을 쏜 상황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정확한 발사각도 등은 검찰이 정밀한 현장조사와 목격자 확보,탄도실험 등을 통해 밝혀내겠지만 일단 부검결과만으로도 조경위가 안전수칙을 제대로 이행치 않았을 가능성이 큰것으로 보인다.
조경위가 발사한 총알은 한씨의 가슴 중앙에서 약간 왼쪽으로 비껴 들어가 심장을 관통한뒤 등부위까지 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알이 들어간 부분과 박힌 부분의 높이편차는 1∼1.5㎝정도로 10도 이내의 작은 하향각을 이루고 있어 사실상 거의 수평으로 총알이 비행한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부검에서 가장 관심을 끈것은 총알옆의 긁힌 자국. 총알의 옆부분이 2㎜가량 깊이로 균일하게 긁힌 상태로 보아 검찰과 부검의들은 한결같이 『한씨의 몸에 맞기전 총알이 큰크리트 등 단단한 표면에 부딪혀 튕긴것』으로 추정했다. 부검에 입회한 인의협의장 양길승씨도 『총알이 외부장애물에 의해 튕겨난뒤 한씨에게 맞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동의했다.
부검결과는 『조경위가 상방 45도 이상 총구를 들어 쏘았다』는 경찰의 주장을 크게 불리하게 만들고 있다.
우선 총알이 거의 수평으로 관통했다는 사실에서 공중으로 쏘아진 총알이 낙하했을 가능성은 배제될수밖에 없다.
총탄의 마모흔적도 총알이 당초 예상했던것 보다도 훨씬 평사에 가깝게 발사됐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38구경 권총은 유효사거리는 50m에도 못미칠 정도로 힘이 약해 웬만한 거리에서 한번 튕겨났을 경우에는 총알속도가 급속히 떨어져 치명상을 입히기 힘들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문제의 총알 흔적이 보여주듯이 거의 물체표면을 스치듯 튕겼을 경우에는 총알 속도가 그대로 유지돼 이번과 같이 충분히 치명상을 입힐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총알마모 흔적으로 보아 총알이 튕겨나간뒤 방향변화 각도가 그리 크지않았을 것을 전제한다면 총을쏜 파출소 옆에서 한씨 피격지점 주변까지 장애물이 됐을 가능성이 있는곳은 모두 7곳이다.
이중에서 한씨 뒤편에 있는 신축공사현장 콘크리트 구조물은 피격당시 한씨가 시위대쪽을 향하고 있었으므로 우선 제외된다. 또 인근 가나다제과점 모서리나 인도옆 가로수들도 각도나 흔적 등으로 보아 가능성이 없다.
결국 가로표지판 쇠막대 2개와 콘크리트 전신주 2개가 가장 가능성이 큰것으로 보이는데 어느 경우든 총알이 한씨에게 도달하기 위해서는 거의 평사로 쏘아야 한다.
즉 조경위가 화염과 최루탄가스와 어둠속에서 당황한 상태로 안전수칙을 지키지 못했을 것이라는 설명이 부검결과와 총알흔적,현장구조로보아 가장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인다.<송용회·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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