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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의 전휴전선 방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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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의 전휴전선 방어(사설)

입력
1991.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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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지역 남쪽 휴전선에 배치된 미군병력이 10월초 한국군으로 대체됨으로써 2백50㎞폭의 전휴전선을 한국군이 전담방어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판문점을 포함한 공동경비 구역의 유엔군 경비대도 현재 한국군 1백20명,미군 1백80명으로 된 편성을 내년에 한국군 1백명을 늘려 미군과 대체하는 재편을 통해 한국군 주도의 경비체제로 바꿀 예정이어서 휴전선 전반에 걸친 한국군의 임무가 보다 독립적이게 된다.이러한 변동은 남북한의 직접적 군사충돌을 가상할때 미군은 최일선에서 일단 후방에 위치해 있게됨을 의미한다. 다시말해 동시 공격을 당해 미국이 한반도 분쟁에 자동개입되는 연계철선이 뒤로 빠지게 되는 셈이다. 이것은 미군의 자동개입이라는 일종의 안전장치가 뒷전으로 물러앉는 불안요소로 평가될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미간의 군사적 연계가 휴전선에서의 배치행태에만 국한된것이 아니라 미군의 주력이 수도 서울에 이르는 회랑에 집중돼 있고 한미연합사의 운영,해·공군의 협동체체,병참협동 등 다각적 국면을 지니고 있는 본질에는 변화가 없는만큼 안보상의 큰 문제는 없다고 볼수있다.

앞으로 군사정전위의 유엔군축 수석대표로서 한국장성의 실질적 지위행사가 다가오고 있고 한국전쟁 당시 북측을 침략자로 규정한 유엔에 남북한이 동시에 가입한 현실이 동서해빙이라는 세계추세의 연장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면 이번 미군대체 조치는 남북한 군비통제의 전제조건인 신뢰구축을 향한 구체적 접근이라는 큰 의미를 지닌다. 북측이 아직 핵사찰을 수용하지 않고 시일을 지연시키는 시대역행적 행태를 보이고 있으나 한국군의 전력이 대북 억지력으로 상당 수준에 도달해 있고 연초 걸프전에서 미측이 괴시한 첨단장비의 위력,해·공군의 유효한 전술 등이 한미간의 전술적 자신감을 높였으며 북측에 대해서도 상당한 현실감각을 일깨웠으리라고 볼 수 있다.

한반도의 군사적 상황은 많은 파병과 화력이 밀집 대치한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오랜 휴전상태가 지속되는 국면을 보이고 있다. 동서간의 화해무드가 성숙돼 있고 두 초강의 군비축소도 구체화돼가는 상황속에서 한반도의 지금같은 긴장된 군사대치를 더 이상 지속시켜야 하겠느냐는 성찰을 북측도 갖게되기를 기대한다. 북한측은 「조선문제는 조선 사람들끼리 풀어가자」고 공언하면서도 한국군 장성이 군사정전위 유엔측 수석대표로 임명된후 아직 본회담에 응하지 않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태가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번 미군대체 조치는 단순한 군사배치의 변동차원에 머물일이 아니며 남북한간 대화증폭,군비통제 등으로 연결되는 상호신뢰의 첫걸음이 돼야한다. 북측의 상응하는 인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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