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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제니친 17년 망명생활 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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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제니친 17년 망명생활 청산

입력
1991.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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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연방경찰서 국가반역죄 기소 취하… 곧 귀국/「수용소 군도」등 반체제 저술로 국외추방 수난알렉산드르·솔제니친(72)이 마침내 17년간의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그리던 조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소련 연방경찰은 17일 솔제니친이 그동안 끈질기게 요구해온 그에대한 국가반역죄 기소를 취하함으로써 귀국에 대한 법적인 걸림돌을 완전 제거했다.

미국 버몬트주에서 은둔에 가까운 망명생활을 해오던 솔제니친은 소련당국의 이번 조치를 환영하며 『나의 귀국은 이제 현실이며 곧 돌아갈 것이다. 많은 문제들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모든 사람들과 그 고통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볼셰비키 혁명이후 러시아 문학의 서사적 전통을 가장 탁월하게 구현한 작가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솔제니친은 제정러시아때 그의 선배들 대부분이 그랬던 것처럼 반체제 작가였다.

사실 그의 지난 과거는 수용소생활,암투병생활,작가동맹축출,출판금지,국외추방,독일·미국의 망명생활 등 파란만장한 것이었다.

2차대전중 육군 대위로 독일전선에 참전한 그는 45년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스탈린의 대숙청에 대해 비판한 사실이 발각돼 8년간의 수용소 억류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스탈린 사후에 석방된 그는 억류생활 당시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스탈린 정권하의 수백만 정치범의 참상을 고발한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라는 소설로 일약 문학적 명성을 획득했다.

서방에서의 명성이 높아가는 것과는 반비례해 그에 대한 탄압은 계속됐으며 69년에는 소련작가 동맹으로부터 회원자격이 박탈되기에 이르렀다.

솔제니친의 작품과 용기는 세계인의 경의를 불러일으켰으며 마침내 이로인해 이듬해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74년 굴라그(소련 강제노동수용소)를 해부한 「수용소 군도」를 발표하자 소련지도부는 시민권 박탈과 동시에 그를 국외로 추방했다.

그후 그는 독일을 거쳐 미국에 정착했으며 소련 공산체제에 대한 비판적 자세를 견지해왔다.

그는 망명지 미국에서 볼셰비키혁명을 다룬 「붉은 수레바퀴」 등을 펴내기도 했으나 향수병 등으로 예전 만큼의 문학적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뜨거운 조국애는 지난 70년 귀국이 허용되지 않을까 두려워 노벨상 수상식에 불참한데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따라서 그의 귀국은 문학적 유배로부터 풀려난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볼수도 있는 것이다.<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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