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1동 「주공」 부녀회서 추석 앞두고 마련/백일장에 효부상… 정겨운 마당아파트촌 주민들이 추석을 앞두고 이웃간의 벽을 허무는 한마당 마을잔치를 벌였다. 서울 강남구 둔촌1동 주공아파트 주민들은 14일 하오 단지내 도로 1백50여m를 막아 만든 잔치마당서 둔천1동(동장 조찬목·53) 1백45개동 주민들이 참여,「우리모두 이웃사촌」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제1회 둔촌축제를 열었다.
주부백일장 효자·효부상 시상 어린이그림 전시회 노래자랑 등 각종 행사가 정겹게 펼쳐진 이날 잔치는 둔촌1동 아파트부녀회(회장 권필숙·58)가 주민들의 성금으로 마련한 것. 식전행사에서부터 부녀회와 자매결연한 전북 부여군 상서면 주민 50여명이 신명나는 농악으로 분위기를 돋웠다.
농악놀이에 이어 송파 산대놀이 전수팀(무형문화재 49호)과 나이든 주민들이 어우러진 춤판도 흥겹게 펼쳐졌다.
청사초롱이 도로 양켠에 줄지어 내걸린 잔치마당에는 아이들의 그림 3백여장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고 둔춘아파트 단지내의 명소인 모정상 아래서 열린 주부백일장에선 예선을 통과한 주부 30여명이 글솜씨를 겨뤘다.
「축제」 「고향」의 제목을 받고 열심히 벤치에서 글을 쓰던 차인숙씨(38·233동)는 『예상했던 출제여서 잘 쓸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백일장의 심사위원도 주민들중 2권의 시집을 낸 주부작가 조남씨(45·226) 등 2명이 말았다.
이날 잔치에도 또 10여년째 앞못보고 귀어두운 시어머니(97)의 대소변 등 시중을 성심껏 해온 유석자씨(59·132동) 등 6명이 상을 받았다.
국민학생들로 구성된 태권도 시범단의 격파묘기가 펼쳐질 때는 아낌없는 박수가 터져 나왔고 어둠이 깔리며 가로등불 아래서 치러진 노래자랑에서는 한 70대 노인의 「불효자는 웁니다」라는 흐느끼는듯한 독창과 어머니 합창·기타 합주가 펼쳐졌다.
가족대항 줄넘기 널뛰기 윷놀이 비석치기중 줄넘기에 참가한 조윤자씨(40·여·132동)는 『모처럼 아파트 주민들이 한마음이 돼 새로운 정이 솟는 것같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어둠이 깃든 하오8시께 모든 행사가 끝난뒤에도 곳곳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손수 만든 파전·순대 등을 안주로 막걸리를 마시며 정감어린 대화를 이어갔다.
부녀회는 매년 1회씩 추석을 앞두고 마을잔치를 열기로 했다.<고태성기자>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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