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의원들이 지자제출범 초기부터 계속해서 여러모로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오랜만에 우리의 소중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착근시키고,지역살림을 알뜰 살뜰히 감시하고 챙겨줄 친근한 봉사역을 자청한 그들이기에 그런 소식을 수도없이 들어야하는 국민들의 심정은 지금 너무나 서운하고 착잡하다.전국의 5천여명중 일부이긴 하지만 출범 6개월도 못되어 1백3명의 의원들이 각종 비리와 파렴치행위로 범법했다는 최근의 내무부 집계를 비롯,지방의원들에 대한 비난과 구설은 가히 끝이 없는것 같다.
그동안 신문에는 거의 날마다이다시피 지방의원들의 거액 수회사건,미성년자 성폭행 등 각종 추문과 사기사건을 비롯,분수를 모르는 호화군림형 작태와 저질성 등을 나무라는 기사들이 실려왔었다.
또 엊그제에는 지방의원 자질을 비판한 교수에 대한 집단야유 및 폭언사건마저 빚어져 구설수 퍼레이드가 절정에 이른 느낌마저 주고 있다.
그런가하면 이런 파문속에서도 지역에 따라 지방의회활동이 뜻밖으로 진지하고 모범적이며,철저히 지역에 봉사하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일부 의원들에 대한 밝은 소식이 아울러 전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이같은 작금의 파문에 대해 몇가지 걱정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는 거센 비판의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 의원들 스스로의 철두철미한 상황인식과 본연의 자세다짐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지방자치의 전통과 경험이나 준비가 전무하다시피한 형편속에 거액의 선거비를 들여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당선된 일부 의원들이 이제와서 느끼는 실망감과 곤혹스러움을 우리는 모르는바 아니다.
무보수 명예직이기에 겪을 수 밖에 없는 활동비 부족과 주민들에 대한 과다한 경조비 지출에 쫓긴나머지 자칫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방의원들에 대한 국민적 요구나 제도의 취지가 어디까지나 봉사와 명예에 있음을 지금부터라도 거듭 뼈에 새겨야 한다.
두번째 걱정은 일부 의원들의 탈선에 대한 잇단 성토분위기가 일방적 여론재판이 돼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성급한 실망이나 관심포기로 이어져서는 결코 안된다는 점이다. 지방의회 출범이 중앙정치바람에 휩쓸려 정도 이상으로 과열했었고,지금까지 지방행정의 관행도 중앙정치나 중앙행정의 바람을 언제나 타왔기에 그런 관행에 물든 일부 의원들의 분수를 넘긴 행동도 따지고 보면 지자제출범 초기의 과도기적 현상으로 볼수가 있을 것이다.
세번째 걱정은 의원자질과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지만 이같은 잇단 구설수를 빌미로 여전히 지방행정을 장악한 손을 놓기 싫어하는 중앙정치와 행정의 존재이다. 여러모로 간섭과 영역중복을 빚기쉬운 법과 관행의 틀을 깨어 풀뿌리 민주주의를 창달할 책임은 국민과 그 수임을 맡은 지방의회 의원들에게 아울러 있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국민들은 지방의회를 탓하고 실망만 하지말고 나무대신 숲을 보는 지혜를 가져야 할것이고,지방의원들도 남다른 각오로 국민의 깊은 뜻을 받들어야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