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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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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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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국제정세의 변화에 따라 남북한간의 외교 판도도 많이 변했다. 한국은 해빙의 물결을 타고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과 속속 외교관계를 맺으면서 황무지에서 맹위를 떨쳤다. 며칠전에는 알바니아와 수교함으로써 수교국 수를 1백49개국으로 늘렸다. ◆이에비해 북한은 지금 1백8개국과 수교하고 있다. 수교국 수가 남한에 비해 40여개국이나 떨어지는 것은 서방세계에서 북한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일과 서구의 여러 나라들,다시말하면 한국의 우방들이 북한과 외교관계를 갖지않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우방이라고 할수 있는 비동맹 그룹과 일부 공산국들이 한국과의 수교를 기피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냉전체제의 붕괴가 한국에 절호의 외교러시 기회를 제공했듯이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이 북한에 외교열세를 만회할 수 있는 호기로 작용할 조짐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 일본이 유엔가입에 즈음해서 북한을 국가로 승인할 것이라는 얘기가 바로 그것이다. 확실치는 않으나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필리핀도 같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북한의 개방을 촉구해온 우리로서는 다른 나라가 북한을 승인하여 고립을 탈피하게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무조건 승인,무조건 수교는 안된다. 전제조건을 반드시 달아야 한다. 유엔이 북한으로부터 평화애호국으로서 회원국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뒤에 가입을 허가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한국 외교당국이 유엔가입 무드에 도취한 나머지 동시가입을 외교공세에 이용하려는 북한의 움직임을 사전에 몰랐다면 할수 없는 일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방에 대해 북한 승인이나 수교의 「전제조건」을 미리 알려두어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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