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석방 뒤에도 조직재건” 중시/증인들 출석기피 등으로 어려움 겪기도국내최대의 폭력조직 「서방파」 두목 김태촌 피고인(43)에게 사형이 구형되고 부두목 이택현피고인(37) 등 나머지 3명에게 징역 15년씩이 각각 구형됨으로써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게됐다.
검찰수사결과 이 사건은 김피고인이 지난 10여년을 통틀어 국내 최대 폭력계 두목이었으며 89년 1월 폐암선고를 받고 형집행 정지로 풀려난 뒤에도 폭력조직의 재건을 꾀하며 온갖 폭력과 협박을 일삼아온 것으로 드러나 그동안 재판과정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검찰의 사형구형은 그동안 많은 폭력배 두목급들이 검거됐으나 모두 구형량보다 훨씬 가벼운 형을 선고받거나 집행유예 등으로 석방된 점을 감안,김피고인 만큼은 반드시 사회로부터 격리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김피고인 공소사실은 김피고인이 89년 1월 형집행 정지로 풀려난뒤 지난해 5월 검거되기까지 1년여동안 범좌단체를 조직하는 등 15건의 범죄를 저지르며 20억여원의 금품을 갈취했다는 것.
이중 검찰이 가장 비중을 두고있는 부분은 김피고인이 89년 6월 평소 가깝게 지내던 진원유통 사장 정전식씨가 이리 배차장파에 의해 살해되는 등 서방파의 위세가 떨어지자 같은달 19일 경기 파주군 공릉에서 조직원 3백여명을 소집,종교행사를 가장한 단합대회를 열어 「범서방파」를 조직하고 그 수괴로 활동했다는 부분이다.
그외에도 89년 2월 시가 8억원 상당의 광주 신양파크 호텔의 빠찡꼬 경영권을 3억원에 강제 인수하는 등 7개 호텔의 빠찡꼬 운영권자로부터 15억5천여만원을 갈취했다는 것과 C목사의 며느리였던 탤런트 나모씨(28)와 그 가족들에게 밤마다 이혼을 강요하는 협박전화를 했다는 것 등이다.
이 사건 재판은 1년 2개월여동안 20여차례 이상 진행되면서 보복을 두려워한 피해자나 증인들이 출석을 기피하거나 출석하더라도 검찰에서의 진술을 번복하는 경우가 많아 차질을 빚어왔다.
증인들의 출석기피는 이 사건 재판을 가장 어렵게 만들었다. 탤런트 나씨시의 부모는 증인으로 채택된 뒤에도 보복이 두려워 출석을 거부해오다 재판부의 3번째 구인장을 받고서야 겨우 출석,김피고인으로부터 협박 당한 사실을 생생히 증언했으나 증인석에 앉아있는 동안 내내 두려움에 떨었다.
그러나 당초 검찰수사 과정에서는 김피고인 등에게 돈을 빼앗겼다고 주장했던 피해자들은 대부분 법정에서 태도를 바꿔 피해를 당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는 바람에 검찰의 공소유지가 힘들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김피고인의 중학교 동창이자 오른팔이나 다름없었던 서방파 전 부두목 손하성씨(42)는 그동안 3차례 증인으로 출석,검찰에 유리한 결정적 증언을 해왔으나 결심공판 예정일 직전에 갑자기 태도를 바꿔 자신의 증언을 전면 부인하는 진정서를 재판부에 보내와 검찰을 당황하게 하기도 했었다.
김피고인과 변호인들은 『검찰이 내세우는 유력한 증거는 손씨의 진술뿐이었으나 이제 그것마저도 허위진술임이 드러났다』며 『목사까지 참석한 순수종교 집회가 어떻게 범죄단체 조직을 위한 행사일수 있겠느냐』고 반박해 왔다.
앞으로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미지수이지만 검찰측 의견대로 김피고인의 범죄단체 조직혐의를 인정한다면 역시 중형이 선고될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홍윤오기자>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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