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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금 계열사들/회장­각사장 어제 “경영권 보장”각서에 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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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금 계열사들/회장­각사장 어제 “경영권 보장”각서에 조인

입력
1991.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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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경영 체제” 선언/“족벌기업” 이미지 탈피등 새변신 시도경제민주화달성을 위해 재벌기업의 족벌경영체제 탈피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럭키금성 그룹이 각 계열사에 대해 자율경영권을 과감하게 넘기는 작업을 서둘러 진행시키고 있어 재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럭키금성그룹은 10일 서울 여의도 그룹본사 대강당에서 종래 우리 기업풍토에 비춰볼때 이색적이라고 할 만큼 보기드문 행사를 조용히 치렀다.

그룹계열사 임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구자경 회장과 각계열사 사장들간의 「각서조인식」. 각서의 내용은 자율경영체제에 관한 것이었다.

『그룹오너인 회장은 산하계열사들에 대해 자율경영권을 보장하고 이와관련한 충분한 지원을 약속할테니 대신 각 계열사 사장은 전적으로 자기 책임하에 소신껏 책임경영을 하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각서가 이헌조 금성사 가전정보기기담당사장 최근선 럭키사장 등 19개 계열사사장들과 구회장간에 각각 오고가며 서명됐다.

각서에는 이와함께 각 계열사 사장들이 제시한 해당회사의 미래상과 이를 실현키 위한 수단,경영과제 등이 명시돼 있었다.

럭키금성 그룹측에 따르면 각서에 담긴 각 계열사의 경영방침은 구회장이 지난 5개월여에 걸쳐 해당계열사 사장들과 개별미팅을 갖고 직접대화를 통해 수렴해 낸 대화와 협의의 산물.

럭키금성그룹과 산하계열사들은 이날 조인된 각서내용에 따라 앞으로 제각기 조화를 이루며 제갈길을 스스로 걸어가게 되는 것이다. 럭키금성그룹이 이같이 독특한 행사를 가진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지난 89년 10월 구회장이 「21세기를 향한 경영구상」을 발표하면서 각 계열사들의 자율전문 경영체제 확립을 최대의 과제로 삼고 이에대한 의지를 가시적으로 임직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마련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같은 전시행사와 더불어 럭키금성그룹은 실질적인 자율책임 경영을 활발히 추진,구회장이 산하계열사 일에 거의 관여를 않고 종래의 수직적 의사결정도 생산·영업현장에서의 독립적인 결정으로 바뀌었다고 그룹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럭키금성그룹의 이와같은 권한이양 노력이 얼마나 내실있게 추진되고,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지에 관해 재계관계자들은 아직까지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관계자들은 최소한 「홀로서기」의 노력만큼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과거 국내최정상의 그룹으로,대표적인 족벌기업중의 하나라는 지탄도 함께 받아왔던 재벌그룹이 이와같이 과감한 개혁을 향해 외형상으로라도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재계에 신선한 자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재벌기업들의 경제력 집중,소유와 경영의 미분리,2세체제 확립을 겨냥한 족벌경영은 우리 경제발전의 최대의 적으로 지목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거의 개선되지 못한채 답보상태를 걸어온게 현실이다. 재벌기업들은 이같은 문제점을 자인하고 자기 개혁을 외쳐왔지만 구두탄에 그치기 일쑤였고 정부도 말로는 『시급히 뜯어고쳐야할 병폐』라면서 실효성있는 대책을 내놓은 적이 없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럭키금성그룹이 책임자율경영체제 도입을 통해 재벌의 악습·폐단을 타파하겠다고 나선 것은 대단한 자기 혁신의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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