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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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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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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속담아닌 속담이 있었다. 입에 풀칠하기가 그처럼 어려웠던 한 세대전의 속담이다. 이제는 아무래도 「외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고 해야될 것이다. 한국사람들이 어느 정도로 「외제」를 좋아하는가? 예를 들어 「미제」를 좋아하기로는 한국사람이 세계에서 세번째다(무역협회). ◆한국사람보다 「미제」를 많이사는 사람은 캐나다와 멕시코 사람이라고 했다. 모두 미국의 북쪽과 남쪽에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니까 당연한 일이다. 결국 한국이 세계 제1이라는 얘기가 된다. 한국 소비자의 쓸개가 이처럼 빠진데에는 물론 국민자신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지만,기업들의 책임도 크다. ◆웬만한 옷가지나 액세서리,그리고 가공식품이나 일용품치고 외국상표가 붙지 않은게 드물다. 지난해 우리업계서 해외에 지불한 소위 로열티는 11억달러가 넘었다. 물론 「기술 도입」에 따르는 기술값도 있지만,역시 큰 몫은 외국상표 사용료다. 다시 말해서 허울 좋은 「이름 값」이다. 기업들이 국민을 「외제에 길들이기」에 앞장선 셈이다. ◆유통시장이 개방되면서 외국상표의 주인들이 더 이상 이름을 팔지않겠다고 버티는 것은 당연한 노릇이다. 내 물건에 내이름을 붙여 팔겠다는 계산 때문이다. 결국 우리기업들은 그동안 외국상품 시장개척사업을 해준 꼴이다. ◆지난 3월 일본의 경제전문 일간지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세계의 기업경영자들은 아시아에서 가장 유망한 시장으로 한국을 첫손 꼽았다. 「외제」라면 양잿물도 마실판이니 옳게 본것이라고 할만하다. 무역적자가 87억달러나 되고서야 허둥대는 모습이 차라리 코미디라고 해야겠다. 당장 떼지어 몰려나가는 해외여행 바람만이라도 손을 쓰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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