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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금융시장 개방몸짓(특파원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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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금융시장 개방몸짓(특파원리포트)

입력
1991.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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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은행 자국내서 영업가능케 법률개정/지난주부터 공산화후 최초 외환업무 실시【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암달러상만이 성행하던 베트남에도 개방의 문틈을 비집고 시장원리에 따른 외국환전 업무가 시작됐다.

호치민시는 지난 75년 공산화 통일이후 처음으로 외국환전소를 지난주 개설,업무에 들어갔다.

또한 지금까지 몇몇 최고급 호텔숙박료에 한해 제가 가능하던 비자(Visa) 신용카드 업무도 최근 호치민시 동카이가 한 사무소에서 현금 서비스로까지 확대됐다.

방콕의 세계은행 관계자는 『환전소 개설은 개방을 위해 몸부림치는 베트남의 한 단면』이라며 『베트남 화폐단위인 동(Dong)」의 실질적 시장가치는 이제 정부의 통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외국환과의 공공거래를 통해 자율적으로 결졍될 것이다』고 말했다.

베트남 중앙은행에서 운영하는 이 환전소는 베트남의 폐쇄적이고 낙후된 금융체제를 타파하고 새로운 질서정립을 모색하려는 베트남 당국의 획기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환전소를 개설함으로써 「동」에 공식적으로 높은 환율을 적용,암달러 시장에 떠도는 달러를 한푼이라도 끌어모으려 시도하고 있다.

호치민시의 한 서방은행가는 『이 환전소를 통해 매달 약 4백만달러가 흘러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많은 국민들은 지금까지 정부의 낮은 공식환율에 묶여 베트남전쟁이후에도 10여년간 상당량의 금과 오랜된 달러지폐를 가정에 은닉해 오고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통계에 의하면 베트남 통일이후 해외로 이주한 베트남인들이 지금까지 본국에 송금한 액수는 5억달러에 이르며 이중 10%만이 베트남 은행을 통해 무역대금으로 지불된 것으로 나타나있다.

환전소개설 등 금융개혁 조치는 그렇지 않아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인플레로 형편없이 떨어지고 있는 「동」의 가치하락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 분명하다.

지난 87년에만 무려 1천% 등 매년 평균 수백%의 인플레에 시달려온 국민들은 암달러 시장에서 바꿔주는 「동」의 액수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데서 「동」의 가치하락을 실감하고 있다. 1백달러를 모두 고액환 「동」으로 바꾸지 않을 경우 한손으로 지폐뭉치를 잡을수 없을 정도다.

따라서 국민들은 달러는 팔지말고 간직해야 한다는 관념에 젖어있다.

환전소가 영업을 시작하면 암달러 시장과 정부공식 환율의 현재 격차율 10%는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난주 1달러당 1만동하던 매각환율은 올연말까지 1만5천동으로 50%나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67%에 머물렀던 인플레는 휘발유 가격인상·쌀흉작·소련과 동구의 원조격감 등의 요인으로 올해 1백%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경제를 더이상 감당키 어려운 하노이 당국은 국영기업에 주던 보조금을 대폭 줄이고 기업들로 하여금 제품가격을 올려 해결하도록 권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베트남 당국은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국내에서 외국은행이 영업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하는 작업을 마무리 한 상태다.

최근 베트남에 6개 외국은행이 사무소를 개설했으나 인도네시아의 숨마은행과 베느남 합작은행인 인도비나에만 상업 베이스의 영업이 허용되고 있다.

외국은행이 지점을 열어 영업을 하려면 자본 등록 프리미엄으로 베트남 정부에 1천5백만달러를 내도록 돼있어 외국은행들은 진출을 꺼리고 있다.

최근 3∼4개 외국은행이 베트남 시장선점을 노려 그같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으나 대부분의 은행들은 『너무 비싸다』며 고개를 젓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 의회가 오는 12월 땅의 개인소유를 합법화하는 헌법을 개정하게 되면 저당권이 허용됨으로써 많은 외국자본이 베트남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지만 베트남 당국이 아무리 개방의 몸짓을 하더라도 베트남의 금융개방은 그들의 목줄을 죄고 있는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가 해제된 이후에나 본격화될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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