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미화원들이 외로운 노인들을 위해 구두를 닦아주며 점심대접까지 하는 흐뭇한 사회봉사를 했다. 구두미화원 종로구지회 회원 70여명은 7일 상오10시부터 하오5시까지 서울 파고다공원에서 「충효실천 무료봉사회」라는 어깨띠를 두른채 즐겁고 바쁜 하루를 보냈다.이들이 의자 20여개를 갖다놓자 처음엔 어리둥절한 표정이던 노인들이 하나둘씩 앉아 2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3백여명이 구두를 닦았고 점심 도시락 4백개가 금방 동나버려 빵과 우유 2백여개를 더 마련해야 했다.
말끔하게 구두를 닦은 이동년씨(75·서울 은평구 대조동)는 뒷굽까지 새로단 구두를 들여다보며 『손주들도 만지기 꺼려하는 구두를 이렇게 깨끗하게 닦아준 젊은이들이 고맙다』며 새 구두를 얻기나 한것처럼 좋아했다.
구두미화원들의 무료봉사는 미화원부스가 양성화되고 구두미화원 중앙협의회가 결성되는 등 괄시받던 자신들의 처지를 인정받게 된것을 사회에 보답하기 위해서였다. 대부분 고아로 자라난 이들은 가족이 있으면서도 대부분 무료하게 보내는 노인들을 위해 하루 생업을 중지하고 파고다공원을 찾았다.
종로구 창신동 한일은행 창신동지점 앞에서 10여년간 구두를 닦아온 고아출신 유명수씨(40)는 하루 3만∼4만원의 벌이를 할수 없어 망설이다 가족들의 권유로 봉사활동에 참여했는데 『노인들을 위해 일을 하니 신이 난다』고 부지런히 손을 놀렸다.
구두미화원들은 뒷굽이 조금만 닳았어도 4천원씩 받는 뒷굽을 거저 갈아주고 해진 부분을 꿰매주기도 했다.
이날 봉사를 위해 든 경비는 1백30여만원. 구두미화원 종로구 지회장 정제봉씨(32)는 『구두 6백켤레분의 재료와 점심 4백인분이 모자랐다』며 『앞으로 1년에 2∼3차례 무료봉사를 계속하고 불우청소년 지원사업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송용회기자>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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