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동안 교양과정 무료로 배워/“배움에의 갈증풀려” 모두 들떠배움에 목말라하는 공단 여성근로자들을 위한 단기 대학교육과정이 마련됐다.
숭실대 사회교육원은 노동부 서울지방노동청 관악사무소(소장 양정의·42)의 위탁을 받아 서울 구로공단 여성근로자 1백32명을 대상으로 1년간 대학의 교양과정을 무료로 가르치는 「91 근로여성교실」을 마련,7일 하오5시 교내 과학관에서 입학식을 가졌다.
이 교육과정은 대부분 중고졸업학력인 공단 여성근로자들에게 부분적이나마 대학교육의 기회를 부여하고 건전한 직업관 및 가치관 형성을 위해 마련된 것.
모처럼 깨끗한 옷차림을 하고 서둘러 나온 근로자들은 입학식 예정시간 1시간전부터 모여들어 『열심히 하자』며 서로를 격려하는 등 들뜬 표정이었다.
입학식이 진행되는 동안 장내는 일반 입학식과는 다른 숙연한 분위기였고 일부 학생들은 눈물을 떨구는 모습도 보였다.
입학식에는 학생들외에 회사동료·친지들도 참석,이들을 축하해 주었다.
노동부 관악사무소는 지난해 4월 구로공단 복지관에 「진선여자교양대학」 강좌를 개설,4개월동안 여성근로자 96명에게 철학·문예창작기법·가정경제 등을 가르쳤는데 워낙 호응이 좋아 이번에 숭실대측에 의뢰,교육내용과 질을 높인 본격적인 대학교양 과정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 8월초 공단내 각기 업체에 일정수의 여성근로자 추천을 의뢰하고 학생모집 광고를 내자 삼성물산의 경우 6명 모집에 65명이 지원하는 등 각 기업체에서 평균 10대 1의 경쟁률을 보여 부득이 기업체가 장기근속자·모범사원·학구열이 강한 사원을 우선순위로 추천할 수 밖에 없었다.
추천받은 여성근로자들은 지난달 27∼30일에 노동부 관악사무소에서 실시한 국어·영어·상식·면접시험을 치렀는데 사정이있어 등록을 포기한 근로자 1명을 제외하고 전원 합격했다.
한국대동전자에 근무하는 박은영양(22)은 면접장에서 눈물부터 흘리며 배움에 대한 열망을 호소했다. 강원 춘천출신으로 중학교를 마친뒤 충남방직에 입사,산업체부설 야간고등학교를 다니고 야간대학 진학을 목표로 틈틈이 공부해왔으나 지난해 어렵사리 얻은 전문대 진학기회가 어머니병환으로 좌절돼 저축해둔 돈도 모두 써버리고 대학갈 꿈을 포기한채 지내왔다는 것.
산업체부설 특별학급 출신인 한국마벨의 배금순씨(26)는 『보다 젊은 근로자에게 배움의 기회를 양보하라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응시했다』며 학구열을 보였다.
매주 금·토요일 하오6∼9시에 실시되는 이번 교육은 오는 12월22일까지 계속되는 1학기 과정에서 대학국어·교양철학·교양영어·생활법률·예술감상·한문·동양문화사 등을 가르치며 내년 3월6일∼7월25일의 2학기 기간에는 음악교육학과·가정관리학과로 전공을 나누어 각각 음악개론·실기·아동심리·유아교육 등을 가르치게 된다.
강사진은 현직교수. 그러나 교양영어는 외국인 강사가 맡게되며 매달 1회 열리는 특강은 안병욱 교수 등 명예교수,외부 초청강사가 맡는다.
양정의 노동부 관악사무소장은 『우리나라의 장래를 걸머진 근로자들이 건전하게 여가를 활용하고 긍정적인 직업관·인간관을 갖도록 용기를 북돋워 주기위해 이번 교육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사회사업학과·영어영문 학과 등을 추가하고 전국근로자들에게 교육기회가 주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남대희기자>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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