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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앞서 담배 참 놀랍다”/두 귀순 대학생이 본 남한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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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앞서 담배 참 놀랍다”/두 귀순 대학생이 본 남한대학

입력
1991.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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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하는 소수와 침묵하는 다수만 존재/수업분위기 산만… 모든 인간관계 단절”소련과 동독에서 유학중 귀순해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고 있는 정현군(26·고려대 경영 2)과 장영철군(25·서강대 전자계산 1)이 4일 하오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사보기자협회 기자회견에 나와 남한 대학과 대학생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정군 등은 『아직 경험이 짧아 잘 모르겠으나 남한대학에서 느끼는 자유와 자율은 좋은것』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수업분위기 등이 도무지 학교 같지 않고 모든 인간관계가 단절돼 있다』고 전체적인 인상을 밝혔다.

정군은 먼저 『한 강의실에 1백∼2백명씩 앉아 무슨 공부가 되겠느냐』고 수업여건 문제를 지적한뒤 『북에서는 한 강의 수강생이 20명 선으로 교수와 학생이 서로 잘알고 교류한다』고 밝혔다.

정군은 또 「그만 강의 끝내자」고 교수에게 말하는 학생,교수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을 보면 기가 막힌다』며 『나도 담배를 좋아하지만 학교건물내에서도 아직 피우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수들의 강의에 대해 정군은 『국제사회에 적응하려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영어 등 외국용어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한다』면서 『때론 자신의 권위와 이미지 제고를 위해 유식한척 하는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정군은 학생운동에 대해 『데모는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폭력적이 아닌 민주적·평화적인 것이어야 한다』며 『하나같이 편향된 대자보만 난무하고 다른 견해는 찾아볼 수 없는 학교 분위기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장군은 『남한 학생들이 북한의 실상을 너무 모르면서도 북한 사람을 불신하는 면이 많아 사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친구 사귀기 위해 합창반에도 가입하는 등 애쓰고 있으나 강의 끝나면 뿔뿔이 흩어지는 관계속에선 동료 이름 알기도 힘들고 외로움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남한대학에는 「싸움하는 소수」와 「침묵하는 다수의 개인」뿐인것 같다면서 『다 같은 민족인데 학과에서 2∼3명이 몰려다니고 유난히 중고등학교 등문회가 많은 것을 이해할수 없다』고 말했다.

또 『나이든 청소부 아줌마들이 강의실과 회장실을 청소하는데도 마구 더럽히는 학생들을 보면 우리 민족성마저 까먹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대학구내가 온통 쓰레기투성이니 사회가 지저분한것도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자사용 등으로 국어나 역사과목에선 고전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학과공부를 따라 가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고 밝힌뒤 『북에도 똑똑한 인재가 많다』고 남한 학생들의 게으름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남한 학생들의 통일논의는 지나치게 감정적』이라고 지적한 정군은 『통일이 되면 과연 그들이 북의 동포들까지 다 먹여살릴 능력이 있는가』라고 반문,현실적인 능력배양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군은 김책공대 기계공학부 5년을 마치고 86년 소련 도네츠크공대 금속공학부에 유학중 지난해 8월4일 귀순했으며 장군은 김책공대 지질학부를 거쳐 동독 프라이부르크 광산대학 지질학부에서 유학중인 89년 11월15일 귀순했다.<신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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