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무역적자 증대 등으로 국제수지 악화가 심각해짐에 따라 이에대한 방어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최각규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은 4일 경제장관 간담회를 갖고 이 문제를 논의,대응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늘 말하는 것처럼 경제정책은 선택의 문제다. 국제수지 문제는 국민경제라는 전체의 틀가운데 하나의 문제다. 국제수지 개선이 최우선의 목표라면 물가,성장률을 희생시켜서라도 개선하면 되겠지만 우리경제의 현 여건 아래에서는 물가안정이 국제수지 개선에 우선한다.따라서 국제수지 개선대책 마련에서 물가안정 대책과 큰 마찰이 없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8월말 현재 무역수지 누적적자(올해 1월부터 8월까지)는 87억8천8백만달러다. 8월 한달동안에도 7억8천만달러가 늘어난 것이다. 상공부 당국자는 우리나라의 수출이 전통적으로 10월부터 12월까지의 4·4분기에 상대적으로 집중되는 점을 들어 무역적자가 1백억달러를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무역적자의 증폭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수입의 급증이고 그 수입이 현 시점에서는 크게 감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들어 8월말 현재까지의 누적수출액 4백53억6천6백만달러는 지난해의 같은 기간에 비해 11.8%가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의 전년대비 증가율 4.2%에 비하면 저조를 회복한 것이다.
수입의 급증세를 보면 현 국제수지의 적자요인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8월말 현재 누적수입액 5백41억4천4백만달러는 지난해의 같은 기간보다 무려 24.3%가 증대한 것이다. 우리가 경계를 하게되는 것은 수입중 내수용 수입비중이 급격히 늘어가는데 비해 수출용 수입은 격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수입이 증가해도 수출용 제품생산에 소요되는 기초원자재,부품 등의 비중이 커서 국제수지상에 위협이 되지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국내 소비용이 주축을 이루고 있어 우려가 되지않을수 없다.
내수용 수입은 ▲기업의 설비투자에 의한 기계류 ▲물가안정용의 농수산물 ▲건설경기 과열에 의해 긴급 도입되는 철근,시멘트 등의 건자재와 건설중장비,특장차 및 관련부품 ▲국내 생산이 불가능하거나 극소한 원유 등 연료 및 양곡 ▲과소비 등에 따른 내구성 및 비내구성 소비재 등으로 구분해 볼수 있다. 또한 항공기 수용증대에 따른 민간 항공기의 도입도 적자확대에 한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와 같이 직접적인 수입규제가 불가피한 여건에서 정부의 선택여지는 크지않다. 건축제한과 불요불급한 투자억제 등 간접규제를 강화하고 과소비억제의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수출업계는 수출증대를 내세워 환율의 평가절하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것은 오히려 정부가 의도하는 경제의 안정기조를 깰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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