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미 가정 「만년주부」 탈피/작자 딘·영 “세태변화 고려해야”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는 인기 신문연재 만화의 여주공 「블론디」가 61년만에 처음으로 「직업전선」에 뛰어 들었다.★11면 참조
평범한 미국가정의 「만년주부」였던 블론디가 취업하게된 주된 이유는 현세태를 반영해야 했기 때문이다. 작자 딘·영은 미국의 보통 주부들 대다수가 「직업을 가진 사회인」으로 활동하는 터에 이를 고려해야할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볼때 블론디의 「부엌박차기」는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 그동안 많은 여권운동단체들이 「출근하는 남편의 가방을 든채 문앞에서 배웅하는」 그녀의 역할을 대해 지속적인 비난을 펴온게 사실이다. 다른 주부들과 쇼핑하거나 잡담을 나누다가 귀가하는 남편 대그우드의 키스에 만족해 하며 저녁상을 차리는 블론디는 남성 우월주의자들이 자기 만족을 위해 창조해낸 허상에 불과하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때문에 딘·영은 블론디가 「출사표」를 던지는 2일자 만화에서 요리나 청소 등 궂은 가사에서 벗어나기 위해 취업을 선택하겠다는 블론디의 말을 빌려 주부라는 역할이 어느 직업보다는 훌륭하다는 역공세를 폈다.
딘·영의 부친인 칙·영에 의해 61년전 첫선을 보인 만화 「블론디」는 당초 백만장자 2세인 대그우드·범스테드와 결혼한 「신데렐라」 블론디의 생활을 그쳤다. 그러나 다분히 「아메리칸드림」적인 블론디에 대해 독자들이 곧 식상해하자 회사원 남편과 1남1녀의 「보통주부 블론디」로 재출발해 선풍적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현재 한국일보를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55개의 언어로 번역돼 2천종이상의 신문에 연일 게재되는 만화 「블론디」는 그간 28차례에 걸쳐 영화화되기도 했다.<윤석민기자>윤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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