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나라 소련에서 격동이 몰아치고 있는 사이 풍요로운 조그만 섬나라 싱가포르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31일 실시된 총선에서 오작동 총리가 이끄는 집권인민행동당(PAP)이 총의석 81석 가운데 77석을 확보,승리를 거둔것이다.
겉으로 보면 PAP의 압승이다. 그러나 자새히 들어다보면 결코 에사로운 일이 아니다.
사실상 20여년간 야당,또는 정치반대 세력이 존제하지 않던 싱가포르에서 허약하기 이를데 없는 야당이 무려 4석이나 획득,야당의 등장이 선언된 것이다.
싱가포르 국민들에겐 엄청난 충격이다. 지난해 11월 이광휘 총리를 승계한 오총리가 갑자기 2년 앞당겨 조기총선을 실시,이의 대리인이 아닌 확고한 후계자로 자리를 굳혀 보겠다고 던진 주사위가 빗나간 것이다.
총의석 81석 가운데 40석은 이미 집권당이 가져간 상태에서 나머지 41석을 놓고 PAP는 모두 후보를 낸반면 공인당(WP)이 13명,민주당(SDP) 9명 등 모두 6개 군소야당의 겨우 45명의 후보를 냈지만 SDP가 3석, WP가 1석 등 모두 4석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88년 총선당시 이총리가 야당에 1석을 「할애」하고 득표율 (총유효 투표수가 아닌 경쟁후보에 대한 상대적 대비) 63%를 거두었던 결과 이상을 바랐던 오총리의 야심은 싱가포르 정치문화에 있어서 결코 무리가 아니었다.
따라서 국민들의 관심은 PAP의 승리가 아니라 「아당등장」여부와 득표율에 모아졌다.
그러나 PAP의 득표율은 88년도다 2% 내려간 61%에 머무른 반면 10%선이었던 SDP는 무려 48%,WP는 41%로 뛰어올라 집권당을 위협했다.
1일 새벽 개표장 밖에서 야당후보가 당선될때 마다 수천명의 야당 지지자들이 주로 붉은 당기를 휘두르며 열광하는 모습에서 변화하는 싱가포르 정치를 실감할 수 있다.
오총리는 총선결과를 자신의 통치스타일에 대한 「반대」로 받아들인다면서 『싱가포르 정치의 기본틀이 변화됐다. 분명 변화가 오고있다. 이제 공식적으로 야당이 존재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선언했다.
선거결과 때문에 벌써부터 이광휘 전 총리의 롤백,또는 현 부총리인 이의 아들 이현용(39)에게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퐁요를 구가하는 상가포르 국민들도 정치에서 야당이 꼭 필요하다는 평범한 원리를 깨닫기 시작한 것만은 분명하다.
또한 우리가 배워야 할점은 싱가포르 야당은 한 선거구에서 승리를 위해 단일후보를 내 싸웠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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