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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공사 로조라이티스가 말하는 「나라없는 공사관 반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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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공사 로조라이티스가 말하는 「나라없는 공사관 반세기」

입력
1991.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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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민족의식 유지 상징역할“/소군 침략직후 “해방때까지 독립운동” 명령받아/교포 성금으로 운영하며 여권도 발급/포드 “속박없다”에 분개 낙선운동 벌여【워싱턴=정일화특파원】 발트3국은 지난 반세기동안 나라를 소련에 빼앗겼으면서도 당당히 해외독립 공관을 유지해온 기이한 역사를 기록해왔다.

『나라없는 해외공관을 50년동안 유지해온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시련은 지나갔고 곧 있을 미국의 니투아니아 승인과 더불어 우리는 세계의 축복속에 다시 독립국 대사관으로서의 새 출발을 하게 됐습니다』

리투아니아 대리공사 스타시스·로조라이티스씨는 퍽 감격 깊게 기자를 맞았다.

지난 50년간 리투아니아 공사관은 현재의 백악관 뒤편 16번가에 줄곧 위치해 왔지만 단단한 쇠창살 문이 말해주듯 외부로부터의 별다른 손님도 없었고 또 안전관계상 아무에게나 문을 열어줄수도 없어 외롭게 지내온 터였다.

로조라이티스 공사는 『어떻게 나라가 없으면서 공사관을 50년간이나 유지해올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러니까 당신네 기자들이 좀더 빨리와서 그걸 알아봐야 했을것 아니요』라고 약간 질책하는 반문을 하기도 했다.

1940년 스탈린의 붉은 군대가 독소 비밀조약을 빌미로 발트3국을 점령했을 당시 리투아니아는 당당한 국제연맹 회원국으로서 24개국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었다.

미국에는 당시로서는 거금인 9만달러를 주고 현재의 워싱턴 16번가 2622의 3층 건물에 공사관까지 마련해 당당한 해외외교를 해왔다.

라트비아도 워싱턴 19번가에 공사관을 마련했으며 에스토니아는 뉴욕에 대표부를 두고 있다.

다행히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는 소련의 발트3국 합병을 외교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리투아니아는 소련군 침략직후 외무장관 스타시스·로조라이티스 1세(현 주미공사 로조라이티스씨의 부친)를 비밀사절단장으로 임명해 『모든 해외공관은 현위치에서 나라가 해방될때까지 독립운동을 벌이라』고 명령했다.

미국과 로마를 주축으로 하면서 해외에 흩어진 약 1백50만 리투아니아인들은 꾸준히 독립을 기다리며 뭉쳐왔다.

워싱턴의 리투아니아 공관은 교포들의 성금으로 운영되면서 교민들에게 리투아니아 여권을 발급하고 3국과 연관되는 국제정세가 움직일때마다 성명을 발표해 왔었다.

포드 전 미대통령은 언젠가 『이는 동구는 사실상 해방됐다. 속박은 없다』고 말한적이 있다. 이 발언에 분개한 발트3국 교민들은 74년 대통령 선거에서 포드후보를 강력히 반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 했다는 것이다. 포드 대통령은 『나는 발트3국 교민의 표때문에 낙선했다』고 고백한 후문도 있다.

공사관은 특히 교포들의 민족의식을 잃지 않게 하는 큰 심벌이 됐다고 로조라이티스씨는 말했다. 현재 미국에는 리투아니아인 4세까지 나오고 있는데 이들 4세들도 어느 누구나 완벽한 리투아니아어를 구사한다는 것이다.

리투아니아 공사관은 1990년 리투아니아에 총선거가 실시돼 이들 민선의원들이 독립정부를 선언할때까지 리투아니아 정부를 반역정부로 매도하면서 일체 관계를 갖지 않았다.

1990년 3월이후 주미 리투아니아 공사관은 현 리투아니아 정부를 인정했으며 리투아니아 정부 역시 주미 공사관을 국가대표부로 공식 인정하게 된것이다.

바티칸 공사를 지내기도 했던 로조라이티스 공사는 『바로 이 워싱턴에서 이승만 박사를 비롯한 많은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이 활동하지 않았는가. 그들에 비하면 공사관과 외교관 신분을 그대로 가진 우리는 행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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