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세브란스병원의 내과의,간호사들이 이 병원 761호실에 입원해있는 백혈병환자 김용온씨(31·피아노조율사·인천 서구 신현동 279의 2)를 구하기위한 헌혈과 모금운동에 발벗고 나섰다.과중한 업무량에 시달리는 의사,간호사들이 이례적으로 김씨 구명운동에 나선것은 이제 신혼 두달째인 김씨 부부의 사정이 워낙 안타깝기 때문.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던 김씨는 지난달 31일 대전 충남대 병원에 암으로 입원중인 아버지 병문안을 갔다가 쓰러져 응급실로 옮겨졌다.
『만성골수성 백혈병으로 그대로 두면 앞으로 1년을 넘기기 힘들다』는 청천벽력같은 병원측의 통고에 넋을 잃은 부인 김현규씨(31)는 남편에게 병명도 알리지 못한채 무작정 서울의 큰병원으로 남편을 옮겼다.
세브란스병원 내과의들은 『수술하면 살수있다』고 부인을 위로했으나 수술비 6천만원에 절망하며 남편을 붙들고 하염없이 울기만하는 김씨를 보고는 『어떻게든 우리가 도와보겠으니 용기를 잃지말라』고 달랬다.
김시찬씨(35·내과의) 등 의사,간호사들은 상의끝에 우선 김씨를 부담이 덜한 값싼 병실로 옮기고 항생제를 투여,응급처치를 계속하면서 내과소속원들만이라도 모금을 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병원내 다른 직원들도 모금에 참여했고 수술때 필요한 막대한 양의 혈액도 헌혈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모금액수는 수술비에는 턱도 없이 모자라 각 사회단체와 적십자사에도 성금과 헌혈협조를 요청하는 등 백방으로 도움을 구했다.
울기만하던 부인 김씨도 이들의 격려에 힘입어 1천3백만원짜리 신혼살림방 전세금을 빼고 주위 친척들을 찾아 다니는 등 의욕을 보이기 시작했다.
의사 김씨 등은 『수술후 생존율은 70%정도이나 환자가 젊어 충분히 살릴수 있다』며 『이들이 신혼의 끔을 피워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절히 호소하고 있다.<원일희기자>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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