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란 기구는 아직 우리에게는 생소한 이름이다. 영어로는 「아시아 태평양지역 경제협력체」(Asia pacific Econormic Cooperation)이지만 우리 외교당국에서는 편의상 「아태각료회의」라고 부르고 있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출범한지 겨우 3년밖에 되지 않았고 회원국도 지금 확충중에 있으며 국제경제 협력체로서 나아갈 방향이나 성격이 아직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러한 APEC의 초기단계의 기반을 다지는 제3차 총회를 오는 11월 서울에서 개최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국가들끼리의 협력을 다지는 다자외교 무대를 제공하면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우선 돋보인다. 특히 이번 총회의 의장국으로서 「3개의 중국」을 가입시키는데 성공한 외교적 노력은 높이 살만하다.
중국 대만 향항 등 소위 3개 중국의 가입은 APEC 회원국을 현재의 12개국에서 15개국으로 늘렸다는 단순한 의미 이외에도 아시아 지역의 냉전체제를 부수는 효과를 더 높게 평가해야할 것 같다. 특히 한국으로서는 외교의 당면과제중 가장 큰 숙제로 남아있는 대중국 관계는 푸는 의외의 호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어서 부수적 효과가 더 크게 기대되고 있다.
APEC는 총회에서 각 회원국에서 외무장관과 통상관계 장관이 함께 참석하기 때문에 신입 회원국인 중국에서는 전기침 외교부장이 수석대표로 처음 서울에 나타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APEC 참가라는 명분이 아니라면 전부장의 방한은 적오도 수교전에는 성사되기 어려운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수 없는 입장에 있는 것이다. 전부장은 APEC총회 참가라는 공식 일정이외에 한국정부 지도자들과 자연스럽게 회동하게 될것이며 이 자리에서 양국은 수교를 비롯한 관계개선 등 여러가지 현안문제를 폭넒게 그리고 공식적으로 논의할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은 양국간 외무장관 회담 등을 통해 외교관계 수립을 공식 제기할수 있을 것이며 이 문제의 조기제기를 곧 수교시기를 앞당길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뿐만이나라 북한에 대해 가장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국이기에 북한의 개방문제나 남북대화 진전에 대해서도 깊은 논의를 할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북한의 APEC 가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먼저 양국간에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북한의 APEC 가입문제가 서울 총회에서 공식논의되는 단계로까지 진전된다면 서울 총회는 아시아의 냉전체제를 무너뜨리는 기념비적인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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