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하성씨가 또다시 법정에 나와 사실대로 증언하는 것은 생선회칼에 몸을 내던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반대로 친구간의 의리와 보복을 의식해 허위증언할 경우 위증죄로 처벌받게 됩니다』27일 하오 서울형사지법 합의21부(재판장 이근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서방파 두목 김태촌피고인(43)에 대한 21차 공판에서 공판담당검사는 김피고인의 범죄단체조직 혐의 등을 증언했던 손씨(42)를 다시 증인으로 채택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10여분동안 역설했다.
보복을 두려워한 피해자들이 법정증언을 기피하는 바람에 김피고인의 범죄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어온 검찰로서는 김피고인과 중학교동창생이자 서방파 부두목이었던 손씨의 증언이야말로 보물단지 격이었다.
그러나 3차례 검찰측 증인으로 나와 증언했던 손씨는 결심공판을 앞두고 지난 24일 지금까지의 법정증언을 번복하는 진정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검찰은 즉각 「국내최대 범죄단체의 두목 구출작전」이라고 반격하면서도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은 『89년에도 손씨가 김피고인의 범죄행각을 고발하는 진정서를 가명으로 냈다가 협박을 받고 취하하는 진정서를 김피고인이 불러주는 대로 작성해 제출하는 바람에 수사가 중단됐었다』며 『이번에도 김피고인측근들이 협박·회유한 것이 뻔하다』고 분개했다.
결국 재판부가 5분 휴정끝에 법정증언을 번복하게 된 경위조사 차원에서라도 손씨 증인채택이 필요하다고 판단함으로써 결심공판은 연기되고 말았다.
손씨의 법정진술과 진정내용중 어느것이 진실인지는 손씨만이 알고있다. 또 아무리 중죄인이라도 자기에게 유리한 증거를 제출할 수 있는 것은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이다.
담당검사도 『조직폭력배 사건은 검거보다 재판이 어렵다』고 한탄했지만 손씨의 태도는 앞으로도 재연될지 모르는 진술번복 문제에 대해 특별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점을 검찰에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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