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부대 신검 보완하자(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부대 신검 보완하자(사설)

입력
1991.08.29 00:00
0 0

일부 운동선수들이 고의로 무릎 연골 절제수술을 받고 불구자로 위장하여 병역을 기피했고,일부 정형외과 의사들이 과당요금을 받고 불법의료 행위로 병역기피를 조장한 사실이 밝혀져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경찰이 28일 병역법 위반,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이들 부류에는 전·현직 축구선수,체육교사,대학조교,정형외과의 원장,의대교수 등이 망라되어 병역사상 처음보는 반국가적 조직범죄 행태를 드러내고 있다.이들은 병무청이 실시하는 1차신검에서 현역판정을 받은뒤 입영 20∼30일전쯤 무릎연골 절제수준을 받고 군부대 신검에서 연골파열로 병역의무 이행이 불가능하다는 허위진단서와 컴퓨터 단층촬영 필름을 제출,병역을 면제하는 5급 판정을 받는 지능적 범행을 체계화했다. 그 과정에서 의사들은 보험적용으로 40만원선이면 될 수술비를 의보조합감사시 적발을 피하려고 일반환자로 처리,80만원내지 2백50만원에 이르기까지 올려받은 탐욕스런 폭리행위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여기서 의료행위의 윤리문제나 정정당당한 승부에 투철해야하는 운동선수의 페어플레이 정신을 운위하기에는 일이 너무도 멀리 빗나간 참담한 타락상에 우리는 개탄을 금할수가 없다. 저마다 어려운 사정이 있고 힘든 형편이 있으면서도 군말없이 군복무의 의무를 치러냈고 또 치르고 있는 국민자제들의 노고를 생각한다면,전쟁당시 부상을 입고 후송됐다가도 치료가 끝나면 다시 전선으로 달려갔던 노병들의 옛얘기를 되돌아본다면 멀쩡한 무릎을 수술해달라고 내민 운동선수들의 정신상태나,돈다발에 눈이 어두워 건강한 젊은이의 신체에 고의로 손상을 입힌 의사들의 탈선이 있을 수 있는 일인 것인가.

알다시피 우리 사회는 오래전부터 병무부정에 관한 시비가 많았다. 전쟁중에는 돈없고 백없는 사람만 전선에 간다는 불만이 국민들 사이에 일반화된적도 있었고,전쟁이 끝난뒤 병역을 기피하고 외국유학을 간 유력층의 자제들이 많아 사회의 지탄이 된적도 있었다. 갖가지 탈법·불법의 병무부정이 지금까지 사회에 끊임없이 물의를 일으켜왔다. 최근에 이르러서도 자제들을 단기간에 비만아로 만들어 병역면제판정을 받는다는 등 새 수법의 소식도 더러 있었으나 병무행정이 많이 맑아지고 개선된것은 사실이어서 이번 사건의 몰염치성이 더한층 드러난다 하겠다.

경찰은 다른 경기종목에도 유사한 사례가 더 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라고 하거니와 정형외과 이외의 의료분야에서도 또다른 형태의 신체손상사례가 있는지도 살펴야하며 아울러 병무청신검보다 부대신검이 허술했던 면에 대한 철저한 보완조치도 병행돼야 할것이다. 무더위를 견디며 혹한을 참아내며 군무에 충실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생각할때 이러한 파렴치 범죄를 어떻게 다뤄야 하느냐는데 대한 대답은 간단하고 명료하게 나온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