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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 연방대통령직 유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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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 연방대통령직 유지될까

입력
1991.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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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쥔 옐친측 지지표명 재임가능성 높아/신연방조약 개정·러공 독주 견제가 변수로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26일 소 연방최고회의에서 행한 연방대통령 조기선거 발언이후 향후 소련 권력구조내에서의 고르바초프의 위상과 옐친러시아공 대통령과의 역학관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주 강경파의 쿠데타 실패이후 고르바초프와 옐친간의 세력관계는 옐친에게 극적으로 유리하게 기울었으며 피가로지가 『고르비는 이제 그로기 상태』라고 논평할만큼 고르바초프의 위상은 실추됐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쿠데타 저지와 개혁가속을 「옐친의 승리」를 뛰어넘는 「고르바초프의 위대한 승리」로 규정,고르바초프 시대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도 제기돼 왔다.

이같이 상반된 시각이 교차하는 가운에 26일 알렉산데르·루츠코이 러시아공 부통령이 고르바초프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요즈금 옐친과 고르바초프의 사이는 좋으며 이러한 관계가 앞으로 「5년동안」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한 발언은 향후 고르바초프의 위상에 대해 의미 깊은 시사를 던져주고 있다.

고르바초프의 세력기반이 돼온 공산당,연방각료회의,국가보안위(KGB),연방 군부 등을 무자비하게 칼질해온 옐친진용의 이같은 태도 전환은 옐친아 아직도 고르바초프를 필요로 하며 고르바초프의 연방 대통령(임기 5년) 연임을 허용할수도 있다는 의사표시로 받아들여진다.

고르바초프도 26일 내달 2일 개최될 인민대표 대회에서 자신의 고문인 알렉산데르·야코블레프를 부통령에 천거할것을 시사함으로써 아직은 권좌에 머무르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아직은 불투명한 고르바초프 위상 및 옐친과의 역학관계는 새로운 조정을 통해 멀지않아 수정조인될 신연방조약과 개정헌법의 협상과정에서 보다 분명히 드러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미 연방최고 회의에서 통과된 신연방조약안의 경우 쿠데타 실패이후 공화국들의 연방이탈 가속화와 러시아공의 부상에 따라 필히 개정해야 하며 이에따라 연방과 공화국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연방대통령의 위상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신연방조약에 이어 인민대표 대회에서 논의될 개헌문제와 관련,주목을 끄는 것은 연방대통령 직선제가 그대로 유지될것인가 여부이다.

연방의 권력이 공화국들로 대폭 이양된 상황에서 연방대통령이 직선으로 선출될 경우 강력한 권위를 갖게되고 이에 걸맞는 권한의 부여가 필요해진다. 이것은 현재 연방정부의 권한을 사실상 행사하고 있는 러시아공의 이해와 상반된다.

이점을 우려하는 러시아공은 연방대통령간 선제와 연방대통령의 권한약화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옐친대통령이 앞으로 있을 연방 대통령 선거에서 고르바초프에 도전하여 출마하는데 관심이 없다고 한 루츠코이 부통령의 발언은 러시아공의 이같은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러시아공이 소 연방의 완전해체를 바라지는 않는다는 것이 명확해진 현 상황에서 연방잔류를 원하는 공화국들이 러시아공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연방 대통령에게 최소한의 권한을 부여하길 원할지도 모른다.

앞으로의 소련 정치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하지만 일단 옐친에게로 기운 세력균형의 추가 고르바초프에게 되돌아가는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리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고르바초프는 당분간 거기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서서히 소멸해갈 것이다. 그가 성취한 세기적 업적과는 관계없이 현실정치는 그에게도 냉혹할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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