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국 붕괴로 방향타 잃은셈/대소 의존도 큰 북한등 대타격○체제불안 더욱 가중
▷중국◁
【홍콩=유주석특파원】 강경보수파의 쿠데타로 시작된 소련내 정변이 공산당와해,연방해체라는 혁명적 상황으로 발전되고 있다.
지난 25일과 26일 홍콩의 신문 등은 이미 소련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혁명의 폭발」로 표현하고 있다.
공산주의의 노대국인 이웃 소련에서 공산당이 소멸되는 혁명의 상황을 중국 공산당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지난 2년 가까이 계속돼 온 소련과 동유럽의 격변에도 「불변으로 만변에 대처한다」는 것이 북경의 일관된 관망 자세였다.
그러나 이번에 소련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지켜보며 북경은 과거와 달리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불안과 동요를 느끼고 있음에 틀림없다.
북경의 지도자들은 이같은 동요와 위기감 속에서 소련내 사태가 또 한번의 반전반혁명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도 관측되고 있다.
소련의 기존 당·정·군의 방대한 지배조직과 세력이 그토록 쉽사리 무로 돌아갈수 있는지에 대해 북경의 지도자들 뿐아니라 온 세계가 관심과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상당기간 소련사태는 혁명과 반혁명의 격동속에 상당한 규모의 무력충돌,내전상황까지 겪게될 것으로 보는 관측은 이런 점에서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9일의 정변과 3일만의 반전,그리고 그 이후 전개되고 있는 혁명적 상황의 전개과정에서 북경은 원칙적으로 줄곧 관망의 태도만을 견지해오고 있다.
소식통들은 등소평이 소련 정변이 실패로 끝난직후인 지난 23일 당정치국과 원로 합동회의를 소집,사회주의의 장래에 깊은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이 회의에서 이미 고르비와 옐친의 급진개혁 연합이 소련 공산당을 와해로 몰고갈 가능성이 논의됐으며 이 경우에 대비,중국 국내의 평화적 변혁(「화평연변」)과의 투쟁을 모든 당력을 기울인 당과 국가의 제1과제로 대응해야 한다는 보수파 지도자들의 의견이 강력히 제기됐다고 한다.
○사상고삐 더 조일듯
▷북한◁
【동경=연합】 소련 공산당의 사실상 해체는 역사적으로도 소련과 관계가 깊은 북한에 큰 충격을 주고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고 일 유력 아사히(조일) 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아시히 신문은 이날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공산당 서기장직 사임과 당중앙위원회 해체발표에 대한 각국 반응기사를 통해 『북한은 국내적으로는 독특한 「우리식 사회주의」를 표방,사상의 고삐를 죄면서 외교적으로는 유일하게 사회주의 대국이된 중국과 유대를 강화함으로써 사태를 극복하려할 것이지만 그 충격은 동구변혁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특히 『경우에 따라서는 공공연하게 반체제 움직임이 이는 등 그 여파가 국내에 파급되는 것도 생각할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당에도 큰 변화
▷일본◁
【동경=문창재특파원】 소련 공산당의 해체는 일본 야당에도 큰 충격을 가했다.
특히 동유럽 대변혁이후 잔뜩 위축된 공산당과 사회당은 당의 색깔을 바꾸지 않을수 없는 위기에 처해 일본정계의 「보수대혁신」 구조가 무너지게 됐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후와(불파철삼) 일본 공산당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일요일인 25일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발표된 소련 공산당의 사실상 해체선언에 대해 『역사적 거악의 당연한 파산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일본 공산당이 소련 공산당의 대국주의와 패권주의를 줄곧 비판해왔음을 강조한 이 발언은 자신들은 이념 실현의 방법론이 종주국과 다름을 주장함과 동시에 자신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사회당이라고 무풍지대 일리가 없다. 지난 봄 통일 지방선거에서의 참패를 계기로 「사회민주주의」 노선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터에 소련 공산당이 맥없이 와해돼 순수 사회주의의 색깔을 더욱 탈색시키지 않을수 없게 됐다.
이같은 환경의 변화로 당내좌파들의 목소리가 더욱 위축돼 다나베(전변성)위원장은 현실노선의 당개혁안을 추진하는데 큰 힘을 얻게됐다.
한편 사민당에서도 당명에서 「사회」를 도려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으며 공명당에도 당강령에서 「인간적 사회주의」를 삭제하자는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결고리 끊기 안간힘
▷유럽◁
【파리=김영환특파원】 과거 소련 공산당의 아들들이었던 서유럽의 공산당들은 소련 공산당의 몰락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존립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이미 지난 19일 소련 강경파들의 쿠데타 기도를 서구의 공산당들이 누구보다도 가장 강력히 규탄했다는데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이탈리아 공산당은 소련의 쿠데타에 대해 오히려 기민당 정부보다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으며 부시 미대통령의 쿠데타 규탄을 전폭지지,로마주재 미대사관이 특별한 감사를 표시하기까지 했다.
핀란드,스페인,영국의 공산당들도 당시 즉각 소련의 쿠데타를 비난했다. 포르투갈 공산당 지도부는 당초 쿠데타를 지지,현재 개혁파들로부터 지도부 개편압력을 받고 있으며 그리스 공산당은 쿠데타를 환영했다가 당내의 반란으로 자중지란에 빠졌다.
서구 최대인 프랑스 공산당은 소련사태를 베를린장벽 붕괴나 루마니아 혁명보다 훨씬 중대한 사태로 보고 중앙위를 소집할 계획이다. 마르셰당수는 옐친을 우파로 묘사하면서 옐친의 공산당활동 정지,공산당 기관지 정간 조치 등을 『오만하고 관용없는 태도』라고 비난했다.
어쨌든 프랑스 공산당으로서는 소련 공산당의 붕괴로 대들보가 무너진 셈이다.
○성명없이 침묵일관
▷쿠바◁
【아바나 로이터=연합】 소련 공산당의 몰락 위기가 전해지자 쿠바의 수도 아바나의 시민과 당관리들,외교관들 사이에서는 『소련의 극적인 변화가 쿠바를 어디로 보낼것이냐』는 의문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쿠바 정부와 공산당은 지난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복귀와 사실상의 소련 공산당의 해채움직임과 관련,어떠한 성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언론들은 계속해서 논평없는 보도를 통해 제한적이지만 정확한 정황을 대중들에게 제공해 주고 있다.
쿠바인들은 보리스·옐친 러시아 공화국 대통령이 한때 고르바초프 연방대통령이 갖고 있던 명예와 권위를 침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현 시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를 묻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그동안 쿠바의 친구로서 비추어져 왔다.
그러나 옐친은 고르바초프에 비해 쿠바와의 우호관계 유지에 다소 냉담함을 보이고 있다.
○선택여지 별로없어
▷베트남◁
【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베트남 관영TV는 쿠데타 발생이후 연일 고르바초프 복귀,소련 공산당의 해체과정과 발트 3국 상황 등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하노이 방송은 25일 『소련 공산당 종식을 고하다』는 내용으로 소련공산당 해체기사를 뉴스 첫머리로 전해 강한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베트남 공산당과 정부는 아직 자신들의 입장이나 반응을 나타내고 있지 않다.
하지만 골수공산 혁명세대인 도·무오이 당서기장이 확실히 장악하고 있는 베트남 공산당과 정부는 소련의 격동에 충격을 받아 그들이 선택할 폭이 극히 좁음을 절감하고 있는듯하다.
베트남은 중국 북한과는 달리 이미 과감할 정도로 중앙계획 경제체체로부터 자본주의 시장경제체로 전환을 추구해왔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베트남은 지난 10일 도·무오이 당서기장이 겸직했던 총리에 보·반·키예트 부총리를 앉히고 강경보수주의자가 차지했던 외무,국방,무역,관광,국가계획위 워원장 등 요직을 개혁파 인물로 전격 교체하는 등 나름대로 체제정비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소련사태를 계기로 공산주의 통제의 고삐에서 풀려난 국민들은 아직도 공산주의 노선에 기대고 있는 베트남 지도부에 개혁압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어 변혁의 바람은 더욱 가속활 될것이라고 전망된다.
◇소연방 연혁
▲1917=3월 니콜라이 2세 퇴위,10월 러시아연방 구성,11월7일 볼셰비키 집권
▲1919=우크라이나 백러시아 편입
▲1922=3월 범카프카스(그루지야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연방구성,12월 1차 전연방 소비예트 대회개최 연방조약 연방창설 선언채택,범카프카스 연방가입으로 소연방 탄생
▲1924=10월 우즈베크 투르크멘 병합
▲1929=12월 타지크 편입
▲1936=12월 범카프카스 연방해체후 그루지야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과 키르기스 카자흐 각자 연방 편입
▲1940=발트3국과 루마니아의 몰다비아 합병
▲1945=종전과 얄타회담 결정으로 구폴란드 일부 백러시아에 병합
▲1989=동구변혁,10월 아제르바이잔 키르기스공 주권선언
▲1990=최초의 경선에 의해 각 공화국 민족주의 세력부상,3월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5월 라트비아 등 발트3국 독립선언,6월 러시아 몰다비아 우즈베크,7월 우크라이나 백러시아,8월 투르크멘 아르메니아 타지크,10월 카자흐,11월 그루지야 등 잇달아 주권선언
▲1991=6월 옐친 러시아공 대통령 선출,앞서 감사후르디아 그루지야공 대통령 취임 독립선언
▲1991=8월19일 불발 쿠데타이후 연방해체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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