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신중속 3국접촉 강화/리투아니아엔 미 문화원 개설 보도도【워싱턴=정일화특파원】 쿠데타후의 소련이 갖는 진정한 국제적 변화는 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에 대한 독립인정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소련이 만일 이들 발트3국에 대한 국가승인을 한다면 이는 지난 70년간의 공산 팽창정책을 전면적으로 청산하는 구체적 신호가 될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신중하지만 확고한 태도를 표명하고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은 22일 의회견에서 『이들 3국에 대한 소련의 독립인정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것』이며 『이 조치만큼 미국과의 선린증진에 더 크게 기여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고르바초프 및 옐친과 이미 구체적으로 논의한바 있다고 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지난 1940년 립벤도르프몰로토프 비밀조약의 결과로 발트 3국이 소련에 합병된 이래 아직 한번도 이 합병을 인정한 사실이 없다면서 지금도 워싱턴에 발트3국의 대표부가 있음을 상기시켰다. 23일 이 문제는 국무부 정례브리핑에서 논의됐다.
발트3국은 22일 정식으로 미 국무부에 국가승인을 요구하는 요청서를 제출했으며 이와 관련해 오랫동안 이들 3국의 독립요구를 지지해온 상·하원 의원들은 거듭 국무부가 이들 3국의 국가승인조치를 취할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유럽협력 및 안보위원회 미국측 공동의장인 스테니·호이어 하원의원은 22일 『행정부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발트3국 정부를 조속히 승인해야 한다』는 요지의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레스·애스핀 의원도 『지금이야말로 미국은 발트 3국을 승인할때』라고 말하기도 했다.
발트3국은 소련 쿠데타 이후 22일 현재까지 35개국에 대해 특별사절을 보내고 국가승인을 요청했으며 앞으로도 이같은 외교승인을 위한 특별사절은 계속 보낼예정이다.
헬무트·콜 독일 총리는 『발트3국의 독립을 승인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으며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도 『발트3국의 독립을 승인할것이다』고 약속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아직 이문제가 소련자체내에서 먼저 스스로 해결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국무부는 비록 외형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취하면서 조속한 「승인」은 하지 않으려 하고 있지만 이들 발트3국에 대한 접촉은 강화시켜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레닌그라드 주재 미 총영상관에는 지금까지 발트3국 담당관 1명을 주재시켜 왔는데 최근들어 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 담당관으로 분류시켜 3명의 담당관을 두는 한편 이들 담당관들이 수시로 해당국에 드나들면서 외교접촉을 하고 있다.
리투아니아수도 빌니우스에는 미 문화원을 곧 설립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다(이 보도는 23일의 브리핑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리투아니아는 90년 3월 소련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했고 라트비아,에스토니아도 그뒤를 따랐는데 지난 1월 소련내무부소속의 특수군 블랙 베레가 리투아방송국을 강제점령하고 15명의 사망자를 내면서부터 이들의 독립운동이 무력으로 저지되기 시작했었다.
지난 7월31일에는 이 블랙 베레군이 리투아니아의 국경 세관검문소를 공격해 7명을 죽이고 다른 1명을 부상시키기도 했다.
소련은 발트3국에 대해 세관검문소 설치를 허용하고 있지 않기때문에 블랙 베레들이 이를 무력으로 저지하려 한것이다.
이번 쿠데타이후 이들 블랙 베레들은 주요공공 건물에서 철수했으나 아직 완전히 물러서지는 않고 있다.
한편 미의회는 쿠데타 이후의 소련에 대해 구체적인 경제적 지원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상원정보위,하원 세입·세출위 등은 이 시점에서 미국이 소련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찾기시작 했는데 우선 식량·의약품 등의 인도적 원조를 가능한 수준에서 실시하고 구체적인 경제지원은 서방 7개국의 여론을 모아 다시 방안을 찾는것이 합당할 것이라는 결론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소련이 발트3국의 독립을 인정하고 쿠바 등에 대한 군사지원을 전면 중단하는 한편 아직도 사회주의 체제에 매여있는 소련국내 경제구조를 시장경제로 완전히 전환해야 소련은 진정한 미국의 우호국으로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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