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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서울의봄」때 서울대대의원의장/유시민씨 13년6개월만에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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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서울의봄」때 서울대대의원의장/유시민씨 13년6개월만에졸업

입력
1991.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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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프락치 사건 등으로 2번 제적·복학/“후회는 없어… 앞으로 글쓰기에만 전념”84년 9월 「서울대 학원프락치 사건」으로 구속돼 징역1년을 선고받고 재판부에 제출한 장문의 항소이유서로 화제를 모았던 유시민씨(32·서울대 경제4·서울 관악구 신림동 316의 53)가 오는 30일 서울대 하기졸업식에서 입학 13년6개월만에 졸업장을 받는다.

지난 78년 서울대 사회계열에 입학,2번 구속되고 2번 복학했던 유씨는 『자식을 감옥으로 보내고도 담담하다 학교측의 제적통고를 받고 사흘 밤낮 눈물을 흘리셨던 어머니(61)가 가장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80년 「서울의 봄」 당시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이었던 유씨는 5월17일 계엄포고령 및 집시법 위반혐의로 구속,제적된뒤 3개월만에 풀려나 같은해 9월 군에 강제 징집됐다.

83년 5월 제대,같은해말 운동권 학생들에 대한 정부의 복교조치에도 불구하고 『교수·기자·근로자들은 복직이 안되는데 학생들만 복학할수 없다』고 재야활동에 주력했다.

84년 9월 대학자율화 시기를 맞아 총학생회가 부활되자 경제학과 3학년으로 복학한 유씨는 복학생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다 서울대에 들어온 외부인들을 「프락치」로 판단,집단구타한 「서울대 학원프락치 사건」에 연루돼 구속,2번째 제적됐다.

징역1년을 선고받은 유씨는 85년 5월 옥중에서 평범한 학생이 왜 학생운동을 하지 않을 수 없는가를 호소력있게 표현한 항소이유서를 냈다.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않다」는 네크라소프의 시구로 끝나는 이 항소이유소는 그후 책으로 출간돼 대학사회에 큰 공감을 불러려일으켰다.

85년 10월 만기출소한 유씨는 민청련 등 재아단체에서 활동하다 88년 여름 재복학,가정사정으로 몇차례 휴학한 끝에 파란만장한 학창시절을 마감하게 됐다.

재복학과 함께 당시 평민당 이해찬의원(무소속) 보좌관으로 5공 청문회 광주특위에서 활약했던 유씨는 지난 2월께 보좌관역을 그만두었는데 『졸업후엔 적성에 맞지않는 정치보다 글쓰는 일에 종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항소이유서외에도 유씨는 「아침으로 가는길」(86년) 「거꾸로 읽는 세계사」(88년) 「광주항쟁」(90년) 소설 「달」(88년)을 집필했고 89년 봄에는 「신용비어천가」라는 다큐멘터리 드라마 극본을 써 호평을 받았다.

유씨는 사회대학장과 총장으로 자신의 제적서류에 두번 서명한 이현재교수와 80년 제적 당시 함께 해직됐고 항상 격려해준 변형윤교수(경제학)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유씨는 88년 사범대 출신의 서울대 3년 후배(29)와 결혼,돌잡이 딸을 둔 가장이기도 하다.

『모순된 현실을 부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지난날에 미련이나 후회는 없다』는 유씨는 민주화를 요구하다 숨져간 경제학과 78학번 동기 김태훈씨(당시 22·81년 5월 도서관에서 투신)가 함께 졸업하지 못하는것을 가장 아쉬워하고 있다.<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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