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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반볼셰비키혁명」 진행중/옐친,초헌법적인 정책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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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반볼셰비키혁명」 진행중/옐친,초헌법적인 정책단행

입력
1991.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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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권위 실추 넘는 혁명양상/러시아공 주도 타공화국 동조… 공산당 몰락 확실소련에서는 지금 1917년 볼셰비키혁명을 철저히 뒤엎는 「반볼셰비키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소련이 현재 혁명적 상황에 놓여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쿠데타 실패후 잇달아 발표되고 있는 일련의 정책이 사태수습 차원을 넘어서는 초헌법적인 것일뿐만 아니라 혁명적 상황을 구성하는 중요 요건중의 하나인 기존집권체제에 대한 「상징파괴」가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소련전역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 공산당원인 보리스·옐친 러시아공 대통령은 러시아공화국내 공산당의 활동을 중지시키는 포고령을 발표했다. 고르바초프 연방대통령이 당수 (서기장)로 있는,말하자면 집권당이 「기능정지」를 당한 것이다.

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에서 공산당은 불법화되고 재산은 몰수됐다. 몰다비아,타지크,카자흐공화국 등지에서도 공산당은 비슷한 조치를 당하고 있다.

고르바초프와 옐친은 23일 회견에서 두사람중 한사람이 유고시 다른사람의 역할을 떠맡기로 합의했다. 고르바초프가 「일방적」으로 결정했던 국방,내무,KGB 의장에 대한 인사는 만 하루도 못가 번복됐다.

또한 연방대통령이 임면권을 갖고 있는 국영TV 사장이 옐친에 의해 해임됐는가 하면 프라우다를 비롯한 공산당의 6개 기관지가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의 명령으로 정간되고 그 재산이 몰수됐다. 쿠데타를 주동했던 비상사태 위원들에 대한 조사도 연방검찰이 아닌 러시아공 검찰당국이 맡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단순히 연방대통령으로서의 고르바초프의 권위실추라는 차원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옐친은 분명 의도적으로 연방헌법이 설정한 틀을 뛰어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이는 러시아공화국 영역내에서의 최고의사 결정권한은 자신이 갖고 있으며 그가 주장해왔던 급진적인 개혁을 단행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

고르바초프의 방식인 점진적 개혁이 아닌 모든것을 대번에 바꾸는 일종의 「혁명」을 추진하겠다는 뜻이 분명하다.

혁명적 조치는 혁명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외신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모스크바를 비롯한 소련 전역에서 기존체제의 상징들이 파괴되는 혁명적 분위기가 휩쓸고 있다.

KGB의 전신인 「체카」 창설자인 펠릭스·체르친스키의 동상을 무너뜨린 모스크바 시민들은 17년 러시아혁명 주요지도자의 한 사람인 스베르드로프의 동상도 넘어뜨렸다.

소련공산당 본부건물 건너편의 카를·마르크스의 동상이 붉은 페인트로 뒤덮이는 등 곳곳의 공산당 상징물이 파괴되거나 모욕의 대상이 됐다. 리투아니아에서는 지난해 3월 독립을 선언한 이후에도 감히 손대지 못했던 레닌동상이 철거됐다. 공산당 중앙위본부 건물들은 쿠데타 관련서류들을 파괴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분노한 시민들에 의해 포위상태에 빠졌다.

쿠데타 이전까지만해도 공산당은 인기는 없으나 실질적인 힘을 갖고 있는 존재로 인정돼왔고,공산당의 버팀목 구실을 해왔던 KGB는 여전히 두려운 존재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쿠데타의 실패는 이들 기관에 대한 두려움마저 없애준 것이다.

이같은 사태진전은 1917년 2월 혁명후 성립된 온건 개혁노선의 게렌스키 임시정부가 코닐로프 장군의 우익쿠데타 시도로 급격히 약화된뒤 급진적인 볼셰비키세력에 의해 타도된 역사적 사실을 상기시킨다. 보수와 급진세력간에 능란한 줄타기를 벌여온 고르바초프의 온건 및 중도노선은 쿠데타 실패로 급진개혁 세력의 「밀어붙이기」에 변변히 대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아직 전망은 불투명하다. 옐친이 급진적인 조치를 취하면서 어김없이 붙이는 하나의 단서가 옐친의 전략을 짐작케하는 길잡이 구실을 하고 있다.

옐친은 모든 조치를 취하면서 「러시아공화국 영토내」에서라는 단서를 붙이고 있다. 이렇게볼때 옐친은 당분간 러시아공화국 영역내에서의 「혁명」에 주력할 것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연방체제를 유지하는 존재로서 고르바초프의 정치적 역할이 남아있다. 옐친은 레닌이 게렌스키를 밀어낸것처럼 고르바초프를 밀어내지는 않으리라는 예상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번 사태가 어떻게 변하는 공산당은 완전 몰락의 길을 걷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유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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