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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재민돕기 동참하자/태풍기습 예보 늦어 피해 컸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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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재민돕기 동참하자/태풍기습 예보 늦어 피해 컸다(사설)

입력
1991.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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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의 대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사이 기습적으로 밀어닥친 12호태풍 글래디스는 영남지방을 온통 물속에 잠기게 하고 지나갔다. 기상관측사상 1일 강수량으로는 최다치(경주 불국동 7백14㎜)를 기록한 폭우로 사망·실종 95명의 인명피해와 3만여명의 이재민을 냈고 하천·저수지범람,제방·철도·도로유실,공단·농경지·주거지 침수로 인한 재산피해는 1천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잠정 추계되고 있다. 글래디스의 수해가 크게 늘어난 것은 1981년 9월2일 전남 장흥서 기록된 1일 최다 강수량기록(5백47.4㎜)이 곳곳에서 경신되는 폭우가 쏟아진데다가 애초에 한반도를 빗겨 지나갈 것으로 보였던 태풍의 진로가 23일 새벽에 돌연 북서방향으로 급회전함으로써 사전에 대비할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글래디스가 몰고온 기록적인 강수량으로 보아 사전에 진로를 예측하고 대비하였다고 하더라도 물난리를 막기는 어려웠을 것이고 그런점에서 글래디스의 물난리는 불가항력의 천재였다고 할수 있겠다.

그러나 4주전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스쳐 지나갔던 9호태풍 캐틀린때의 대비태세와 비교하면 이번 글래디스의 대비태세는 진로에 대한 부정확한 예측으로 인해 처음부터 허술하기만 했다.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던 캐틀린은 스쳐가고 빗겨가리라던 글래디스는 한반도를 강타하듯,태풍의 진로는 종잡을수 없으므로 일단 남지나해서 태풍이 발생하여 북상하기 시작하면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되는 것이다. 글래디스는 풍속이 느리고 위력이 약한 대신 대양에 오랫동안 머물고 있어서 폭우를 동반하고 진행방향의 오른쪽에 광범위한 피해재난지역을 형성하는 특성을 지녔었는데 이에대한 관측과 자료분석의 미흡으로 기상청이 정확한 태풍경보를 사전에 주민들에게 알리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고 하겠다.

태풍뿐만 아니라 보다 정확한 기상예보를 위해 정밀관측기재나 분석요원이 필요하다면 기상청은 지체없이 기재확보와 인력육성에 임하여야만 한다. 또한 태풍의 예보방식도 진로예측에 머물지 말고 진행방향에 따라 형성되는 재난지역을 미리 통보하여 재난지역 주민들에게 사전대비토록 개선되어야만 할것이다. 글래디스에 대한 대비태세 미비가 혹시라도 「모스크바의 대란」에 촉각을 세우다가 망신한 결과였다면 이웃동네 불구경하다가 내집 물난리를 당한 꼴이 된다. 1년중 강우량의 70∼80%가 여름철에 집중되는 우리나라는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수재를 당하고 있는데 여름철 불청객인 수재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기상청은 정확한 기상예보와 재난대비태세 정비에 최선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수재에 닥칠때 마다 온국민이 따뜻한 동포애로 수재민을 돕고 피해복구에 나섰듯이,이번에도 또다시 손에 손을 잡고 영남지방을 강타한 글래디스 피해복구에 나서야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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