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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3일천하」 왜 실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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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3일천하」 왜 실패했나

입력
1991.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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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사회 시민의식 엄청난 변화”/군·KGB에도 개혁세력 다수【베를린=강병태특파원】 소련에 가장 정통한 서방국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발발 직후부터 『쿠데타 기도는 실패할것』이란 확신에 찬 전망을 고수해 왔다.

전문가들은 한걸음 더나아가 이번 사태를 「보수세력의 마지막 저항」으로 규정,『쿠데타 실패로 보수체제의 붕괴가 결정적으로 촉진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쿠데타발생 뉴스가 전해진 19일 상오 부시 미 대통령이 「우려할 사태」라고 발표한 것과는 대조적으로,겐셔 독일 외무장관은 『소련의 사태를 「쿠데타」로 지칭하는 것조차 잘못』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겐셔 독일 외무장관도 『현 사태는 「쿠데타 기도」에 불과하며,소련의 합법적 대통령은 고르바초프』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자세는 보수세력의 권력장악을 기정사실화할 우려가 있다』고 비난했다.

고르바초프의 가장 확고한 지지자인 콜 총리는 서방의 어느 지도자보다 먼저 고르바초프의 신변안전을 촉구했다.

바이츠제커 대통령은 「고르바초프와의 연대」를 외치며 독일 국민들의 지지시위 동참을 촉구했다.

독일 지도자들의 이같은 확신에찬 고르바초프 지지자세는 「통일의 은인」 고르바초프에 대한 심정적 유대나 냉전상황복귀 등 국제정세 악화에 대한 유별난 우려에서 비롯된 「희망적 전망」에 따른 것은 아니었다. 이는 바로 서방세계가 소련의 정국방향을 정확히 전망한 의견이라고 볼수 있다.

바이츠제커 대통령은 이미 20일 공영TV와의 특별회견에서 『현사태를 64년 흐루시초프 축출사태에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과거와 같은 역사는 결코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바이츠제커 대통령은 『소련사회의 시대정신은 과거와 다르다』며 『민주세력의 승리와 고르바초프의 복귀는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절대적 기대이자 확신이다』고 강조했다.

집권연정파트너 자민당당수 람스도르프는 이에앞서 19일 『이번 사태는 고르바초프에 대한 서방의 경제적 지원이 절실함을 확인시켰다』며 사태이후를 미리 내다본 논평을 내놓았다. 이는 미국 등 서방보수 언론들이 「소련 위협대두」와 냉전복귀,군축중단 필요성 등을 거론,쿠데타성공을 기정사실로 여기거나 숫제 「기대」하는듯한 자세를 보인것과는 극히 대조적이었다.

부시 대통령이 20일 고르바초프 복귀를 요구하며 옐친에 대한 전폭지지를 밝히자 독일공영 ZDF TV는 『상황 변화와 국제여론을 고려한 자세변화』라며 『옐친지지를 강조한 것은 사태 종식후를 내다본 포석』이라고 예리하게 지적했다.

부시가 이 기자회견후 휴가로 돌아간것도 「상황끝」을 예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이해됐다.

독일의 낙관적 전망은 고르바초프 개혁이 이뤄온 소련체제의 민주화를 서방 어느나라보다 편견없이 평가,통일의 대망을 달성한 독일의 「통찰력」에서 나온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독일지도자들과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페레스트로이카의 가장 괄목할 결과는 통제적 권위에 대한 소련국민들의 공포소멸』이라며,『공산당,군,KGB 등 어떤 권위나 물리력으로도 소련 민중을 위협할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보수세력의 아성으로 서방이 묘사해온 군부와 KGB 등에도 고르바초프의 개혁이념과 지지세력이 광범하게 형성돼 있음을 지적,쿠데타세력의 사태장악은 어렵다고 단정했었다.

이들은 군과 KGB가 결코 집단으로서 반고르바초프 반란의 확고한 기반이 될수 없다는 것은 19일 이미 모스크바 주둔군 일부가 옐친 진영방어에 나선데서 입증됐다고 강조했었다.

전문가들은 또 19일 반란진영의 「거사명령」이 나온 뒤 뒤늦게 대낮에 군병력이 모스크바시내 등에 진주,쿠데타의 「상식」을 벗어난 것은 이번 거사가 군부내에서도 사전에 조직적으로 준비되지 못하고 급조됐음을 드러냈다고 지적했었다.

베를린 언론들은 동독주둔 소련군 장병들에 대한 취재를 통해 「페레스트로이카 세대」인 10대 후반∼30대 초반의 소련군사병의 99%,장교의 70%가 고르바초프 지지를 밝혔다고 전했었다.

독일언론은 쿠데타 주변상황보다 중요한 것은 고르바초프 개혁이 소련사회를 근본적으로 다원사회로 변모시켜온 사실이라고 지적,보수세력의 반공식 통치체제가 불가능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분석에 의하면 소련사회는 그동안 동구국가에서도 볼수없는 다양한 사회세력의 형성을 기록해 왔다.

공산당자체가 이념 계층 민족 등에 따라 경쟁적인 그룹으로 분화돼 있고,공산당 외부에는 사회민주주의 자유주의 민족주의 기독교 민주주의 무정부주의 등 다양한 이념에 따른 정치세력이 이미 정당창원으로 조직돼 있다. 사회저변에는 수십만개의 이런 이익집단이 대두했다.

이같은 다원사회형성은 보수세력의 통치권위확보를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가 독일언론과 전문가들은 단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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