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 특별한 제재 없었다”소련정변후 처음으로 21일 하오1시30분께 소련 아에로플로트 597편기가 김포공항에 도착,한국인 84명 등 1백25명의 승객이 입국했다. 승객들은 공항도착후 안도의 표정을 지으며 자칫 내전으로 치달을지도 모를 소련의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원했다.
일부 소련인들은 『글라스노스트(개방)와 페레스트로이카(개혁)는 쿠데타로 일시 단절되겠지만 역사의 큰흐름이 역류될수도 없을 것』이라며 희망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14일 중앙대 무용단 「디딤돌」 단원 33명을 인솔하고 소련에가 모스크바에서 공연을 마치고 이날 귀국한 국수호 교수(44)는 『크렘림궁으로 향하는 다리와 도로가 장갑차 탱크로 통제된 가운데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았으며 아르바트거리 등에서는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목격됐다』고 전했다.
국교수 일행을 만난 소련인 대부분은 깊은 좌절감속에서도 고르비의 행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페레스트로이카가 끝나면 소련은 영원히 후퇴하고 만다』고 깊은 좌절감을 보였으며 지난 19일 상오11시께(현지시간) 리허설을 참관하러 갔던 보리스예프 현대발레단의 관계자들은 『소련이 얼마나 뒷걸음질 치는지 두고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인 동포들은 『모처럼의 한소관계가 쿠데타로 물거품이 되는것이 아니냐』며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귀국자들은 21일 상오까지도 모스크바시내의 호텔·은행이 모두 문을 닫아 환전이 불가능했고 국내외 전화가 거의 불통돼 큰불편을 겪었으며 시민들은 TV 라디오에서 보도하는 쿠데타 세력의 동정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디딤돌」 단원 김연정양(24·중앙대 무용2)은 『모스크바공항까지 오는동안에도 군트럭의 왕래가 많이 눈에 띄는 등 도시분위기가 살벌하고 무거웠으나 외국인에 대한 특별한 제재는 없었다』고 말했다.
휴가를 끝내고 돌아온 주한 소련대사관의 아나톨리·시로튜크 총영사는 『소련의 정국이 극도로 혼미해졌지만 심각한 상태는 아니며 소련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전될것』이라고 짤막하게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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