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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남북관계 주춤할듯/우리 대외관계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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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남북관계 주춤할듯/우리 대외관계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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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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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외교 불변… 경협 그대로/북한,대남 소극적자세 예상… 「유엔정국」도 영향/소 정국안정때까지 민간투자 진출 유보 불가피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실각은 국제정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없지만 우리의 대외관계에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소련이 우리 북방정책의 핵심축이며 최근 1∼2년간 한소 관계의 비약적 발전이 고르바초프의 「신사고」 외교정책에 힘입은바 크다는 점을 생각해볼때 고르비의 실각은 북방외교를 통해 남북관계의 개선을 적극 모색해온 우리에게 일단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남북한 유엔가입을 목전에 둔 우리로서는 북한을 개방사회로 끌어내기 위한 주도적 노력이 막바지 단계에서 장벽에 부딪히는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또한 이로인해 북방외교와 남북관계 개선이 단기적이나마 침체를 겪을 경우 이른바 「유엔정국」으로 전망되던 국내정치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어 고르비 실각의 파장은 예상보다 커질 수도 있다.

소련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유고사실을 발표하면서 야나예프 부통령의 성명을 통해 『대외관계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지난해 9월30일 수립된 한소간의 외교관계 자체는 일단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련의 「대외관계 불변」 천명에도 불구하고 향후 소련의 외교는 고르비의 「신사고」 정책에 비해 탄력성을 잃게될 가능성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프리카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 국가들은 정변이 있을 때면 항상 대외관계 불변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정권의 성격에 따라 과거 정부와 다소 다른 대외정책을 유지해온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소련과 우리나라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북한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해왔기 때문에 소련의 신정권과 북한과의 친소관계에 따라 앞으로의 한소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르바초프의 유고와 함께 발족한 8인 국가비상위원회의 구성원으로 볼때 이번 소련의 정변은 보수강령파에 의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들 보수파는 고르바초프의 국내 정책 뿐아니라 대외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이들이 한소관계 등 구체 사안에 대해 어느정도의 인식을 갖고 있는지 현단계에서는 알수없으나 보수파의 전반적인 대외정책 기조가 탈냉전을 이끌어낸 고르바초프의 그것에 크게 못미칠 것이라는 점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그동안 한소간에 급속히 형성됐던 협력분위기는 당분간 답보상태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우리측이 소련에 지원키로 약속한 차관 등 30억달러의 경제협력은 일단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가간의 약속인 만큼 소련측이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지 않는한 우리가 먼저 약속을 파기할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소련 정국의 향후 추이에 따라서는 미국 등 서방이 소련에 대해 잠정적인 경제제재를 취할수도 있고 이 경우 우리도 서방의 조치에 동조하는 입장에서 경제지원의 시기를 조정할 가능성은 있다. 이밖에 민간차원의 경제진출은 소련정국이 안정되고 대외개방 정책이 계속 유지된다는 판단이 설때까지 유보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그러나 보수파가 정권을 장악하더라도 소련 대내외 정책에 근본적인 수정을 가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있다.

현단계에서 소련이 서방의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심각한 체제위협을 격게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따라서 보수파가 권력을 잡더라도 현 대외관계의 유지,특히 한국 등 경제협력 대상국과의 원만한 관계유지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하게될 가능성도 크다.

한편 고르바초프의 실각에 따라 북한은 남북관계에 있어 보다 소극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그동안 소련의 개혁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면서 고르바초프를 「사회주의의 배신자」로 비난할 정도로 소련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북한으로선 이번 고르바초프 실각을 소련의 「원상복귀」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따라서 북한의 이같은 기대감은 남북대화에서 기존 입장 고수로 표출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소련의 개혁·개방정책이 고르바초프를 통해 나타난 역사발전의 한 과정이었음을 인식할때 그의 실각으로 한반도 주변의 화해분위기가 냉각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기도 하다.<정광철기자>

◇고르비를 통해본 한소 관계 일지

▲88·9·6=고르비,크라스노야르스크 연설에서 대한 경제교류증대 가능성 인정

▲▲88·10=고르비,노태우 대통령 유엔연설 긍정 평가

▲88·11=고르비,인도방문에서 남북한간 대화지지

▲88·12=한소무역 업무협력 약정체결

▲89·3=한소해운항로 개설합의

▲89·4=한소상호간 무역 사무소 개설

▲89·11=한소영사처 상호개설 합의

▲90·2=주모스크바 영사처 개설

▲90·3=공노명 초대영사처장 모스크바 부임

▲ 〃 =김영삼 민자당대표 고르비 면담

▲90·6·4=첫 한소정상회담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

▲90·8=정부대표단 방소,수교 및 경제협력문제 협의

▲90·8=예레멘코 초대 소련영사처장 부임

▲90·9=한소 외무장관 유엔본부서 수교의정서 교환

▲90·12·13=노태우 대통령 방소,2차 한소 정상회담

▲91·1=30억달러규모 한소경협 협상타결

▲91·4·19=고르비 제주방한,3차 한소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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