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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위 8인중 「보안트리오」 실세/소 권력의 키는 누가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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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위 8인중 「보안트리오」 실세/소 권력의 키는 누가쥘까

입력
1991.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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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KGB등 보수파 주축/대외적 인물론 야나예프·파블로프 물망/「소유즈」 선봉세력,개혁파 반격가능성도고르바초프 이후 소련권력의 키를 누가 쥘 것인가.

일단 고르바초프를 대신해 전권을 넘겨받은 「국가비상사태위원회」가 권력의 진공상태를 메울것으로 보인다. 국가비상사태 위원회는 공식적인 대통령권한대행인 겐나디·야나예프 부통령을 비롯,블라디미르·크류츠코프 국가보안위(KGB) 의장,발렌틴·파블로프 연방총리,드리트리·야조프 국방장관,보리스·푸고 내무장관,스타로두브체프 농민연맹의장,바클라노프 국방위원회 제1부의장,국가기업협회의 타지야노프 의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중 실세그룹은 보안트리오로 불리는 크류츠코프 KGB의장,야조프 국방장관,푸고 내무장관 등 3인으로 당분간 이들이 사태를 장악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들은 비상시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군부 및 국가정보기관을 장악하고 있어 권력중심축을 형성하기가 비교적 용이할듯하다. 이들 외에도 보수강경세력인 「소유즈그룹」 멤버들도 한몫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검은군인 3인방」으로 별칭되는 빅토르·알크스니스대령,니콜라이·페트르셍코대령,알베르트·마카쇼프 대장 등은 소련권력의 보수화에 선봉행동대 역을 자임할 것이 확실시 된다.

이들은 리투아니아 수도 빌니우스에서 금년 1월 독립요구 시위대를 무참히 살상한바 있는 내무부 특수부대인 「검은 베레」를 이끌고 있기때문에 「검은」이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다. 알크스니스 등은 「검은군인」이란 별칭처럼 막후에서 향후발생할지도 모를 역쿠데타내지는 개혁파의 반격을 봉쇄하는 방패역을 할것으로 보인다.

즉 군부·KGB·내무부를 주축으로한 집단지도 체제가 가동되고 소유즈 그룹의 강경보수 행동대가 그 외곽에 포진하는 형태를 향후 권력분포로 보면 무리가 없을듯하다.

그러나 군부·KGB세력이 곧바로 권력전면에 나서기에는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야나예프 부통령과 파블로프 연방총리 등이 대외적으로 소련권력의 대표자로 나설 개연성도 있다.

또한 이바시코공산당 부서기장,폴로즈코프 전 러시아공산당 제1서기 등도 보수세력의 상당한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만만치 않은 위상을 점하리라 보여진다.

이들은 보수세력이 「쿠데타」라는 승부수로 일단 개혁세력을 크렘린에서 밀어냈지만 앞으로 순항할지에는 회의적 시각도 적지않다.

우선 소유즈그룹이 인민대표대회 대의원 총 2천2백50명의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등 보수파가 소련 권부의 다수세력이 아니라는 점이 회의론의 첫째 이유. 또한 국민대다수가 구체제로의 회귀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도 보수일색의 권력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함께 보수세력의 쿠데타가 사전에 전혀 감지되지 않았던 만큼 보수세력간의 완전한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볼수 없다는 점도 또다른 이유이다.

즉 20일로 예정된 신연방조약안 체결을 묵과할 경우 『설땅을 완전히 잃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에 보수세력은 채 의견합일도 이루지 못하고 승부수를 던진만큼 자체이견이 노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실패한 쿠데타」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기때문에 급진개혁파 및 중도온건파들이 대반격을 시도할 가능성도 많다.

현재 소련이 보수강경으로 회귀하는데 제동을 걸 급진개혁파로는 옐친러시아공화국 대통령,알렉산데르·야코블레프 전 대통령고문,샤탈린 전 시장경제개혁안 입안자,포포프 모스크바시장,소브차크레닌그라드 시장 등이다.

또한 야코블레프 전 대통령 위원회위원,셰바르드나제 전 외무장관,바가틴 전 내무장관,아르바토프 미·캐나다 연구소장,루키야노프 최고회의 의장,베스메르트니흐 외무장관 등 온건파들도 보수강경세력의 허점을 노릴 것으로 예측된다.

이같은 상황은 보수세력의 독주를 어렵게할 것으로 보이며,일부 강경노선의 탈색을 불가피하게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소련개혁을 바라는 측의 희망과는 달리 보수세력의 「집권」이 장기화될 징후가 많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그동안 보혁 갈등속에서 개혁파들은 단편적으로 산발적인 입장표명을 해왔지만 보수파들은 조직적인 논전과 대응을 벌여왔다는 사실이 보수세력의 「장수론」을 받쳐주고 있다. 지난 7월23일 소련공산당 중앙위 전체회의를 이틀 앞두고 당·군부·내무경찰의 고위지도부 12인이 개혁파를 맹렬히 비난하고 또 내무경찰의 「검은베레」가 각종 독립시위를 분쇄하고 국경초소 세관을 파괴하는 등 일련의 보수파의 행보가 조직적 음모의 구체적 예라할 수 있다.

즉 향후 혼돈의 정치상황에서 군·KGB 등 「힘」있는 세력의 뒷받침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보수세력이 조직적으로 비조적인 개혁파들의 반발을 분산시켜 누를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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