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성조기가 펄럭이는 곳에 자유와 용기 함께 있으리라」. 미국의 국가인 성조기에 나오는 이 구절은 바로 국기에 대한 경외와 사랑을 노래한다. 프랑스의 국가인 라·마르세예즈는 행진곡 풍으로 가사도 웅장하다. 「나가라 정의의 아들 때가왔다. 정의의 우리에게 깃발은 날린다. 깃발은 휘날린다」 ◆국기 국가 국화는 나라사랑을 고취하며 아울러 나라의 권위와 존엄을 상징한다. 세가지를 놓고 굳이 순위를 정하자면 아마 국기를 으뜸으로 꼽아야할 것이다. 국기를 헌법에 명문화하고 있는 국가는 약 90개국이며 일반법률로 규정한 경우도 있어 나라마다 일정하지는 않으나 위엄을 부여하기는 마찬가지다. 중요한 국내외 행사같은데서 자기 나라의 국기가 게양되거나 국가가 울려퍼지면 때로 감격의 눈물까지 흘리게 된다. ◆국기가 이처럼 소중한 것임을 알면서도 태극기에 대한 관심이 미약한듯한 경향이 있다. 온 나라가 경축하는 국경일 등엔 태극기를 게양해야 함은 일깨워줄 필요조차 없는 국민의 상식이다. 공공기관을 비롯해 집집마다 내걸어야 경축의 뜻이 나타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제헌절과 광복절을 지내면서 어느 단체에서 국기게양 실태를 조사해본 결과가 한심하기만 하다. ◆제헌절엔 수도권 14개 지역 아파트를 대상으로 헤아려 보니 겨우 4.6%만이 내걸었다고 한다. 가장 높았던 곳이 24% 정도이고 가장 낮은 곳은 0.3%로 뚝 떨어졌다. 광복절의 조사는 약간 나아진듯 하나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파트가구는 26%가 조금 넘었고 단독주택은 57%에 이른다. 평균을 해도 절반 이하이니 할말이 없어진다. 그나마 국기를 소유하지 않고 있는 가구도 상당수이다. ◆태극기가 드문드문 걸린 국경일은 삭막하다. 무관심이 지나치다. 거창하게 애국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국민의 본분쯤은 당연히 지켜야 하지않나 하는 안타까움이 자꾸 치밀어 오른다. 나라사랑하는 마음은 사소한데서 시작된다. 태극기 애국가 무궁화를 홀대하지 않나 한번쯤은 자성해 볼만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