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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빈털터리」 동구여행객에 골치(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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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빈털터리」 동구여행객에 골치(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1.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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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20만… 대부분 체코인/숙식 차내해결·관광은 걸어서【파리=김영환특파원】 민주화된 동구의 「빈털터리」 여행객들이 파리에 몰려들고 있어 프랑스언론의 주목을 받고있다. 이중에서도 특히 체코슬로바키아인들이 많은데 리베라시옹지에 따르면 금년에만도 20만명을 넘으리란 추정이다.

이러한 숫자는 프랑스의 비자발급이 86년 2만8천명,89년 6만4천명,90년 12만명에 비하면 급증하는 추세이다.

프랑스는 90년 7월14일 체코 관광객에 대한 비자를 면제했다. 그후 1년이 채못돼 체코의 여행사는 배로 늘어 1천6백만 인구에 3천개를 헤아리게 됐다.

체코일간지 스보보드네 슬로보지엔 매일 파리나 런던 「관광객」을 모집한다는 안내광고가 실린다.

이들중 「프랑스와 베르사유 단체관광 4일」을 보면 이틀밤을 버스에서 보내고 가장 싼 호텔인 포드뮈르1(F1) 체인에서 2박하는데 총 3천코루나(약 7만3천원).

더싼 것은 금요일 밤 프라하를 출발,토요일 아침 파리에 도착하여 노틀담성당과 에펠탑 그리고 환락가인 피갈을 구경한뒤 파리를 떠나 일요일 아침 프라하로 되돌아가는 코스이다. 숙박은 버스에서 해결하므로 왕복요금은 1천9백60코루나(약 3백90프랑). 일본인 관광객들이 떼지어 몰리는 1시간반짜리 리도쇼의 관람료 4백20프랑도 채 안되는 것이다.

이러한 정식여행이외에도 친지방문이나 도로보수에 침식을 제공한다는 프랑스의 지방광고를 보고 오는 여대생들도 있다고 한다.

버스여행은 파리­프라하간 1천㎞를 16시간에 연결한다.

안락도나 버스성능으로 볼때 고생이지만 16시간은 혼잡할때의 파리­리용간 4백㎞보다 짧은 시간이다.

독일이나 프랑스의 국경은 까다로운 검사없이 쉽게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고속도로 톨게이트 이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동구인들의 파리여행은 안내책과 지도로 시작된다. 무거운 배낭은 짐보관소에 맡기고 도보로 시작한다. 지하철 1회 승차요금 4백원도 아낀다는 것이다.

단골코스는 퐁피두센터 노틀담 에펠탑 등.

파리에서 거리의 화장실은 2프랑(약 2백50원)을 받기 때문에 카페에 들어가 차도 안마신채 볼일을 보고 나온다.

또 물마실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미네럴 워터를 사먹지만 때로는 5백㏄에 거의 하루치 임금인 12프랑(약 1천5백원)을 지불하기도 한다.

이들은 에펠탑을 본뒤 다시 수㎞를 걸어 짐보관소에서 짐을 찾아 다시 걸어서 먼저왔던 친구들이 소개해준 블로뉴슐의 야영장으로 간다. 그러나 시설을 갖춘 야영장은 2인용 천막을 치는데 하루 55프랑을 받기 때문에 파리시가 신경을 곤두세우는 「불법야영」을 할 수 밖에 없다.

파리시 당국은 동구인들이 대거 몰려드는데 대해 눌러 앉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프라하의 파리행 버스판매표의 15%가 편도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돌아간다는 프랑스 언론의 분석이다.

이들은 16시간의 여정에서 철조망의 정치적 장벽이 사라진 지금 유럽은 하나라는 환희를 맛보기도 하지만 물 한컵에도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등 삶의 수준이 새로운 경계선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하기도 한다.

독일 국경선의 상점엔 체코 여행객을 의식해 체코어로 가격이나 제품표시를 하고 있으나 아울러 「우리의 상품들은 전자시스템으로 감시되고 있다. 도둑을 고발해주면 1백마르크(약 5만원)를 포상한다」는 「경고」도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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