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는 미래사회의 교육장”/경제·사회등 한단계 격상 계기로/미 불참설 오보… 60여국 참가 낙관/“촉박하지만 준비순조… 국내개발 자기열차등 이목끌것”93년 8월7일부터 11월7일까지 93일동안 대전시 대덕연구단지 도룡지구에서 펼쳐질 대전엑스포가 앞으로 2년을 남겨놓고 있다. 엑스포는 올림픽과 함께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두개의 관문」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이 큰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대전엑스포 조직위 오명위원장을 만나본다.
▶2년이라면 매우 촉박한 기간인데 어느정도 공사가 진척되고 있습니까.
『지난 4월 회장기공식을 가졌고,5월에 정부관과 관리공급 시설을 착공했으며,오는 10월 국제관 등 전시관과 공연장 및 놀이마당을 착공할 계획입니다. 민간기업 주관공사로는 한국통신의 정보통신관과 한국화약의 상징탑이 6·7월에 착공되어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다른 참가기업들도 금년 하반기에 속속 착공하게 될 것입니다. 일정이 촉박하지만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봅니다』
▶엑스포(Exposition:세계박람회)와 무역전시회(Trade Fair)를 아직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다릅니까.
『엑스포는 한마디로 「한시대가 이룩한 성과를 확인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무대」로 불립니다. 엑스포의 주된 목적은 일반대중의 계몽과 교육인데,인류의 노력에 의해 성취된 발전성과를 보여줌으로써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하고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는 행사입니다. 개최기간도 3개월∼6개월의 장기간이므로 국내외 관람객들이 무역전시회나 올림픽보다 훨씬 많고 다양합니다. 이에비해 무역전시회는 상거래촉진이 목적이고,2주이내 단기간에 열리며 관람객도 일반대중 보다는 구매상 위주입니다. 엑스포는 올림픽이나 무역전시회보다 훨씬 복합적이고 규모가 큰 행사입니다』
○투자효과 매우 높아
▶당장 무역촉진이 되는 행사도 아닌데 1조7천억에 이르는 돈을 쓰면서 왜 엑스포를 열어야 하는가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은데,어떻게 설득하시겠습니까.
『1조7천억중 1조는 고속도로를 확장하고 상하수도 시설을 확충하는 투자를 2·3년 앞당겨 시행하는 것이지 엑스포에 대한 직접 투자가 아닙니다. 나머지 투자도 적지않은 액수지만,우리는 엑스포를 통해 국가와 기업들의 이미지를 세계적으로 한 차원 끌어올리고,국민을 널리 교육시키는 효과를 계산해야 합니다. 일본의 경우 64년에 올림픽을 치르고 70년에 오사카 엑스포를 열었는데,두행사가 상승작용을 하여 경제·사회·문화·과학기술의 발전을 획기적으로 앞당겼고,오늘의 일본을 가능케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오사카 박람회 이전에는 일본상품이 미국의 삼류백화점에서 팔렸으나 박람회이후 일류 백화점으로 진출할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만큰 엑스포가 국내기술 발전에 기여하고,일본상품에 대한 국제적인 인식을 높여주었다는 증거입니다.
우리나라가 오늘날 이 정도의 발전을 이룰수 있었던 것은 뭐니뭐니 해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식공부를 시켰던 높은 교육투자의 결과입니다. 미래를 맞는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교육입니다. 우리는 제2의 물결인 산업혁명에 대응하지 못해 후진국으로 전락했던 과거의 뼈아픈 잘못을 되풀이 하지말고,다가오는 제3의 물결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합니다.
엑스포는 청소년,기술자,기업인,일반 국민들에게 다가오는 미래사회의 모습을 머리속에 그릴수 있도록 도와주는 훌륭한 교육장이 될 것입니다. 또한 향후 10여년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정보기술·신소재기술·우주항공기술·핵융합기술 등에 대한 중요성을 국민에게 인식시키고 개발을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전반적으로 참가신청이 부진하고 미국도 참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처음에 세웠던 60개국 참가목표를 그대로 밀고갈 계획입니까.
『60개국 참가란 자신이 있기때문에 우리 스스로 세운 목표입니다. 각 나라가 공식적으로 참가를 통보하려면 각기 밟아야할 절차가 있기때문에 참가통보가 늦어지는 것으로 짐작됩니다. 특히 유엔은 대전엑스포의 주제 「새로운 도약에의 길」과 부제 「전통기술과 현대과학의 조화」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재활용」에 적극 찬동하여 영구히 한국에 남길 수 있는 기념물 설립을 희망하고 있으며,이러한 유엔의 적극적인 협조는 20개 유엔산하기구의 참가를 촉진시킬 것입니다.
미국의 불참설은 한 관리의 발언이 과장 전달된 것인데,결국 참가결정이 날것으로 낙관하고 있습니다』
▶참가국중 몇나라에 참가경비를 보조해주게 됩니까.
『어려운 나라에는 국제박람회기구(BIE) 규칙에 의해 창고무료사용,안내원 무료배치,국내수송 등 몇가지 편의를 제공할 수는 있으나 직접 참가경비를 보조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이것은 다른 엑스포들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1인당 GNP 3천달러 미만의 나라에는 어느정도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상례입니다』
▶1876년 필라델피아 엑스포는 전화기와 축음기,1889년 파리 엑스포는 첫 철골구조물인 에펠탑,1970년 오사카 엑스포는 초고속열차 신칸센을 선보여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1993년 대전엑스포는 무엇을 보여줄겁니까.
『순수한 국내기술로 개발된 자기부상열차,과학로켓과 과학위성,태양전지자동차 및 전기자동차 등이 화제를 모을 것입니다. 차세대 주요 교통수단이될 자기부상열차는 세계에서 네번째로 우리가 개발하는 것인데 40인승 1량을 제작,엑스포 기간중에 과학공원외곽 7백18m 궤도를 시속 40㎞로 달릴 것입니다.
미래형 무공해자동차인 전기자동차와 태양전지자동차도 승용차 미니버스 특장차 등으로 제작하여 행사기간중 시범운행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인 과학위성과 오존측정용 과학로켓은 행사전과 행사기간중에 발사하고,실물모형을 전시하여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통신과 컴퓨터를 이용한 정보시스템은 88올림픽에서 큰 성공을 거둬 북경아시안게임과 바르셀로나 올림픽 등에서 도움을 요청할 정도였는데,이번에는 그보다 한차원 높여서 어느 엑스포보다 뛰어난 수준의 서비스를 할 것입니다』
○공인지역은 늘 25㏊
▶박람회 전시장중 비공인지역을 공인지역으로 속였다해서 말썽이 있었는데 처음부터 공인,비공인지역을 안밝힌 이유는 무엇입니까.
『「속였다」는 표현은 맞지 않습니다. 엑스포는 어느 엑스포든 국제전시구역 소위 공인지역이 25㏊로 정해져있고,나머지는 주최국이 임의로 규모를 정해 그 나라 정부와 기업들의 전시관으로 활용하게 돼있습니다. 1970년 오사카박람회 부지는 1백40㏊였고,현재 엑스포를 신청중인 리스본은 1백㏊,토론토는 1백82㏊의 부지를 조성중인데,이중 국제전시구역은 어디나 25㏊입니다.
세계각국 및 국제기구의 공식참가자를 수용하는 국제전시구역은 BIE 규정의 적용을 받아 일체 상품전시를 못하고 「계몽과 교육」이라는 엑스포의 본뜻에 충실해야 합니다. 나머지 지역도 국제전시구역과 밸런스를 맞춰 달라는 주문이 있긴 하지만 직접 규제를 받지는 않기때문에 국가와 기업의 이미지를 선전하면서 이차적인 상품 선전효과를 노리는 것이 상례입니다』
▶국제전시구역과 과학공원 사이에 철책을 세우라는 BIE 지적이 있었던 것은 BIE에서도 비공인지역에 대해 어떤 우려를 하기 때문이 아닙니까.
『BIE는 국내전시구역이 국제전시구역을 위축시킬 만큼 규모가 커질까봐 항상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25㏊만의 박람회란 불간능하며,상업적이 아니고 수준이 높고 절제된 기업전시는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것이 BIE의 인식입니다.
철책을 세우는게 좋겠다는 의견은 지난 5월 BIE 집행위 조사단장이 개인적으로 밝힌 것인데,철책을 세우든 꽃밭을 만들든 시냇물이 흐르게하든 적절한 경계를 표시하는 것은 우리가 알아서 할일입니다. 앞서 미국의 불참설에 대해서도 말했듯이 우리가 외국정부나 기구의 확정되지 않은 견해에 너무 신경을 쓰는것은 약소국시절의 버릇입니다. 우리가 일일이 신경을 써서 국내언론에 크게 보도되면 외국에서는 거꾸로 한국에 무슨 문제가 생긴게 아닌가 우려하여 일의 진행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은 후원해줄때
▶엑스포 조직위 수익사업중의 하나인 아파트 분양에 대해 미리 말이 많은데 어떻게 분양할 계획입니까.
『32평∼65평 규모로 4천여세대를 짓게되는데,부지가 대덕연구단지안에 있는만큼 무주택연구원들에게 작은 평수의 아파트를 우선분양할 것을 정부와 협의중입니다. 나머지 물량은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 방식으로 일반에게 분양될 것입니다』
▶엑스포에 대해 국민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대전엑스포는 이미 국가사업으로 확정되어 BIE 승인을 얻었고 앞으로 2년도 채 안남았습니다. 지금은 행사자체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전폭적인 후원을 해주셔야 할때입니다. 엑스포를 잘 치르고 나면 돈으로 헤아릴수 없는 엄청난 성과를 거두게 됩니다. 우리국민 1천만명이 해외에 나가 일류기업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양질의 과학기술 견학을 하고 돌아온 이상의 효과를 대전 엑스포가 거둘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대담:장명수 편집국차장>대담:장명수>
□약력
▲육사(18기)·서울대 공대 전자공학과·미뉴욕주립대 대학원졸업(전자공학 박사) ▲육사부교수 ▲대령예편 ▲대통령비서관(2급)·체신부차관·체신부장관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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