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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난민 물결에 서유럽국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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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난민 물결에 서유럽국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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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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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도 백30만 유입 실업등 사회문제화/“철의 장막 다시 쌓아야할판” 불평 점차 고조동구권 난민문제로 유럽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동구의 대변혁에 따라 40여년간 지속된 「철의 장막」이 걷히는데 환호와 갈채를 보내던 서구인들간에 「새로운 장벽」을 쌓아야 한다는 요구가 고조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1만8천명에 이르는 알바니아 불법입국자에 대한 이탈리아정부의 강제송환 방침으로 다시 불거진 난민문제는 비단 이탈리아만의 고민이 아니다.

독일 본에 있는 유엔 난민고등판무관 사무소(UNHCR)에 의하면 90년 한해만해도 약 1백30만명의 동구인이 정정불안과 생활고를 피해 고국을 등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가까운 이웃인 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 등 보다 풍요롭고 안정된 서유럽 국가에 「삶의 터전」을 마련키 위해 기를 쓰고 불법입국을 감행했다.

서유럽국중 난민문제로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국가는 독일과 이탈리아. 현재 전체인구의 1%가 넘는 60만명의 불법체류자에 시달리고 있는 이탈리아가 알바니아 난민에 대해 강경책을 쓰지않을 수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북아프리카에서의 내전과 기아로 북아프리카인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데다 내전의 불길이 가시지 않는 유고슬라비아의 불안으로 인해 발생할수 있는 대량난민 사태를 미연에 수습하지 않을수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작 동구난민들이 가장 몰리는 곳은 독일이다. 「유럽의 리오그란데강」이라는 한 유엔관리의 표현처럼 독일과 폴란드,체코를 가로지르는 오데르 나이세강에는 매일 50∼1백명의 동구 난민이 감시를 피해 도강하고 있다.

40만명의 불법체류자를 안고있는 독일정부는 국경인근 괴를리츠 등에 대규모 난민수용소를 만들고 국경경계를 강화,헬기까지 동원해 불법입국을 막고 있지만 국경선이 워낙 광범위한데다 현지인들의 조직적인 안내업까지 등장해 통제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이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오스트리아 정부는 자국과 인접한 헝가리와 유고 국경에 아예 군대를 증강시켜 놓고 있다.

이들 난민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인들이다. 간혹 러시아인을 비롯한 소련인들이 섞여 있기도 하다.

이들과 유형을 달리하는 부류중에는 「합법적」 장기체류자들이 있다. 주로 여행 자유화가 실시되고 있는 폴란드·체코·헝가리인들이 정식 비자를 발급받아 장기체류하면서 값싼 노령력 제공과 암시장 형성 등으로 서유럽국가의 건전한 경제를 병들게 하고 있다.

이들로 인해 취업기회 박탈과 사회보장 혜택감소 등 불이익을 감내하게된 서유럽인들의 불만은 이제 폭발지경까지 이르고 있다. 일전 아프리카인들의 인종폭동으로까지 발전된 파리에서처럼 독일 각지에서는 극우 단체인 「신나치주의」나 「스킨헤드」족들과 동구 난민간의 크고 작은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사태는 최근 고개를 들고 있는 이기적 민족주의를 더욱 부추겨 1차대전 직전의 유럽상황으로 몰아갈 우려마저 낳게 한다.

이 때문에 난민문제는 냉전이후의 유럽 안정을 위한 선결의 과제로 꼽힌다. 난민과는 비교적 거리를 두고 있는 영국의 존·메이저 총리가 지난 6월 모든 유럽공동체(EC) 국가에 대해 불법입국을 제한하는 「강력한 방벽」을 쌓자고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냉전기 「최전선」 국가에서 다시 서유럽의 최전선국가가된 독일은 조속히 난민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키위해 범유럽회의를 개최하자고 촉구했다.

당사국들은 빈부의 삼투압현상이 난민의 주된 이유라고 보고 동구권의 안정된 발전만이 근본적 해결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가 알바니아에 대해 종전의 원조를 배가한 1억3천5백만달러와 부족분에 대한 충분한 양의 식량지원을 했음에도 알바니아 난민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데서도 알수 있듯이 지원의 폭과 한계에 대해 나라별로 이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최악의 난민 시나리오는 3억에 가까운 인구를 가진 소련의 불안이다. 게르만 이동에 의해불멸의 대로마제국이 붕괴된 역사의 교훈을 알고 있는 유럽지도자들이 소련에 대한 지원을 서두르는 중요한 이유의 하나가 바로 난민때문이기도 하다.<윤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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