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소견 무시 “식중독” 보고/군/보사부 직보않고 이틀 허비/도/2원화된 보고망·당국 나태등 큰 허점【서천=원일희기자】 콜레라균의 배양·확인이 하루밖에 걸리지 않는데도 충남 서천에서 발병한지 7일이 지나서야 방역당국이 콜레라 발생사실을 발표함으로써 신속해야할 전염병 관리에 큰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같은 늑장 발표는 일선 시·도 보건소에서 중요 질병발생을 보사부에 직보하지 않고 내무부 산하 시도보건 당국에 먼저 보고토록 돼있는 이원화된 보고체제와 함께 서천군 보건소·충남도의 게으른 조사태도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드러나 개선대책이 시급하다.
서천읍 우왕리 상가에서 발생한 첫 콜레라 환자가 입원한 서천읍 서해병원(원장 이상용·39)은 지난 7일 상오9시30분 관할 서천군 보건소에 「콜레라 의심환자 발생」 사실을 신고하고 병원 비상체제에 돌입,격리치료를 시작했다.
병원으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서천군 보건소는 이날 낮12시께 환자의 가검물(대변·토물)을 채취,8일 충남도에 집단 식중독 발생으로 보고했다.
보고를 받은 충남도 보건과는 이같은 사실을 위생과에 통보하고 위생과는 도보건 환경연구원에 조사를 의뢰했다.
연구원은 하루뒤인 9일 균을 배양중인 서천군 보건소에서 배양상태 등을 조사한뒤 환자들의 가검물을 채취,원인규명에 들어갔다. 연구원은 2일뒤인 12일 상오 콜레라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사부에 보고하고 가검물을 국립보건원에 보낸 결과 13일 콜레라라는 최종 통보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서천군 보건소의 안이한 태도가 최초의 허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환자를 치료한 병원측이 『콜레라로 의심된다』고 통보했는데도 충남도에는 집단 식중독으로 보고해 신속해야할 대응을 늦어지게 한것이다.
또 충남도 보건과나 도보건 환경연구원도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처리,환자상태가 심각한데도 즉시 보사부에 보고하지 않고 균배양 등으로 2일이나 허비한 뒤에야 보사부에 알려졌다.
따라서 서천군 보건소가 정확한 내용을 보고하고 균배양 조사능력이 앞선 국립보건원에서 바로 원인규명에 나서도록 했더라면 콜레라 발생사실은 5∼6일을 앞당길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같은 늑장보고와 조사 지연사실이 알려지자 서천군 주민들은 당국의 대응조치가 신속했더라면 문제의 상가에 다녀간 사람들을 빨라 찾아내 보균자에 대한 방역과 조사를 보다 앞당길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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