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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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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유일한 피폭국인 일본은 핵문제에 대해선 거의 신경질적이다. 매년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광도·45년 8월6일)와 나가사키(장기·8월9일)에 있는 평화공원에선 대대적인 원폭 사망자의 위령식과 평화기념식이 열린다. ◆이날을 전후해서 반전·반핵 시위가 벌어지고 원폭피해에 대한 참상을 알리는 영화가 상영된다. 이같은 반핵운동을 보고있노라면 마치 일본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난데없이 미국이 원자탄을 B29로 싣고와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무고한 생명을 처참하게 살상한 것처럼 착각 할 지경이다. 일본의 진주만 기습공격으로 침략전쟁이 일어난 원인을 묵살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탄세례로 혼이난 일본은 비핵 3원칙을 신주처럼 지킨다. 비핵 3원칙이란 핵을 제조하지도,보유하지도,또 운반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이 미국의 핵우산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로 돼있다. 주일미군의 핵보유 여부나 원자력 잠수함의 핵보유에 관한 야당의 질문에 대해 일본정부는 확인도 부인도 하지않고 있다. ◆정부는 오는 27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4차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선언」의 공동채택을 추진할 예정이다. 사실 북한의 핵무기개발 문제는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돼왔다.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억제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에 절대적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그래서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까지도 북한의 핵사찰은 한반도의 평화안정에 긴요하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도 핵사찰 수락에 대한 확실한 언질을 주지않고 있다. 벨기에의 한 일간지는 북한이 최근 국제원자력기구의 핵사찰 표준문안에 합의했으나 이 협정의 비준을 장기간 지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점에서 「한반도의 비핵화선언」의 성패는 북한이 진정으로 핵개발을 중지할 의사가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가름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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