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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와 수돗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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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와 수돗물(사설)

입력
1991.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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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상 국내시판 허용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여왔던 소위 생수,정확히 말해 광천수류가 내년부터 시판된다. 국무회의가 그동안 보사부에서 관장했던 광천수의 제조·판매관리 권한을 시·도지사에게 위임하면서 내국인에게도 판매할 수 있도록 지난 8일 의결함에 따라 길이 트이게 됐다.정부의 이같은 시판 허용정책 변경은 정부의 판매금지에 대해 법원이 부당하다는 판결(1·2심)을 내린것이 주요 계기가 됐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오염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의 여파로 최근 몇년사이에 대도시의 여유계층에서 생수를 자정배달까지 시켜 상용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는 고육책의 측면이 더 강했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런데도 보사부는 시판을 허용하는 생수를 식수가 아닌 음료수 개념으로 보겠다는 것이다. 2ℓ짜리 용기에 담아 청량음료와 같이 슈퍼마켓 등을 통한 판매만 허용하며 18.9ℓ들이 대형용기를 사용한 가정배달 판매는 금지한다는 것이다. 위반때는 형사고발 등 강력한 처벌을 하겠다고 한다. 이게 도대체 무슨말인가. 그만한 행정력이 있는 보사부라면 76년도부터 생수제조를 허가,관광호텔과 주한미군에게만 한정 공급판매토록 했던것이 유출돼 일반가정에까지 버젓이 정기배달 판매돼온 것은 왜 그냥두고 보아왔는지 그 이유를 묻지 않을수 없다.

14개 허가 생수업체가 생산하는 13만9천톤의 생수(판매액 1백60억원)와 1백개가 넘는 무허가업체가 생산한 생수까지 합하면 그 양은 엄청나다. 그많은 양의 생수가 과연 관광호텔과 주한미군들에 의해 전량소비 됐다고 보사부는 믿고 있는 것일까. 수도권에만도 생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가정이 40만세대,2백만명이 넘는다는 추산을 보사부만이 아직도 모르고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 생수행정을 하겠다는 것인지,한심하기까지 하다.

어쨌거나 생수는 이제 제2의 식수로 이미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용기의 크고 작음 싸움이나,가정배달 금지조치 등이 먹혀들기는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고 이제까지의 보사부 행정관행으로 미뤄봐도 그 정책을 믿고 따를 사람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봇물 터지듯 밀어닥칠 생수사태를 어떻게 직절하게 조절 관리해서 그나마 위생적인 생수를 마실수 있게 하느냐에 있다. 행정력이 힘을 쓸수 있겠느냐는게 궁금한 것이다. 최소한 생수의 수질기준을 엄격히 규제하고 지하수나 하천수가 광천수(생수)로 둔갑하는 것을 막아줘야 한다. 또 약삭빠른 재벌기업들이 외국의 유명한 생수를 수입·시판하는 일만은 무슨일이 있어도 막아야 할것이다.

특히 정부가 잊어서는 안될일이 있다. 생수시판 허용이 정부의 「깨끗한 수돗물」 공급을 위한 상수원 수질개선 사업을 소홀히 하는 구실이 결코 돼서는 안되겠다는 것이다. 생수가 제아무리 제2의 수돗물이 된다해도 국민의 절대 다수는 수돗물을 마셔야 하는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안심하고 「마실수 있는 값싼 수돗물」 공급은 정부의 국민에 대한 가장 큰 의무중 하나임에는 변화가 있을 수 없다. 생수시판 허용에 앞서 수돗물 정책부터 철저하게 다시 챙겨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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