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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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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장대 높이뛰기 선수인 세르게이·부브카가 실내경기서 5m81을 뛰어 넘어 실내 세계기록을 처음 세운것은 84년 1월이었다. 실내육상은 옥외의 본격적인 육상경기가 시작되기전인 초봄에 선수들의 연습을 위해 열리는 것으로 세계기록도 실내기록과 옥외기록을 분리하여 관리하는데 부브카는 이해 5월 옥외경기서도 5m85로 첫 세계기록을 세웠다. ◆부브카가 세계기록을 세운 이듬해인 85년 3월 미하일·고르바초프는 사망한 체르넨코의 뒤를이어 공산당 서기장에 취임,소련의 권력을 장악했다. 권력의 정상에 오른 고르바초프가 페레스트로이카의 구호를 앞세우고 과감한 개혁정책을 추진하자 이에 보조를 맞추기라도 하듯이 부브카는 자신의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세계기록을 연거푸 세웠다.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으로 냉전체제의 완전청산과 함께 동서화해의 새국제질서가 정립되고 동유럽의 압제체제가 물러나게 되자 고르바초프는 소련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뽑혔고 마의 벽으로 여겨졌던 6m의 벽을 뛰어넘는 부브카는 서울올림픽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고르바초프와 부브카는 「페레스트로이카의 두 주역」으로 불리기도 했다. ◆70년 이상 계속된 공산체제의 부조리를 단숨에 뿌리뽑으려는 시도가 보수파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고 섣불리 도입한 시장경제원리가 물가 폭등과 유통질서 혼란의 부작용을 몰고온데다가 중앙의 정치무대서는 옐친이 이끄는 급진파의 도전이 거세고 변방서는 소수민족이 저마다 분리독립을 외치고 나서서 고르바초프는 현재 사면초가의 상황에 몰려있다. ◆고르바초프의 성가는 이처럼 내려앉고 있으나 또하나의 주역인 부브카는 스웨덴의 말뫼서 열린 국제육상대회서 금년들어 8번째,통산 28번째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부브카는 지난 7년간 실내기록을 5m81서 6m10으로 끌어 올리고도 계속 천정부지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니 고르바초프는 부브카의 그 비결을 전수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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