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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김 정치일정 논의중지 일치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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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김 정치일정 논의중지 일치 안팎

입력
1991.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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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논쟁 시기상조”… 이심전심 접근/YS,여론등 감안 일단 승복/「후보구도」 향방 여전히 미제/신뢰복원·당 분열상 해소 일치 외견상 수습가닥차기 대권후보 구도를 중심으로한 정치일정 문제와 관련,내분조짐을 보였던 민자당내 계파갈등은 9일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대표가 주례회동에서 「연말까지 정치일정 논의 중지」에 의견일치를 봄으로써 일단 수습가닥이 잡혔다.

○…양측의 감정싸움까지 곁들여진 장군멍군식 갈등이 진화될 수 있었던 것은 더이상의 확전이 여론상으로나 명분상으로 시기상조라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전날 김윤환 사무총장이 당무보고를 겸해 2시간 가까이 노대통령을 면담,수습안을 건의하는 등 양측 측근과 참모들의 활발한 막후접촉 결과 이번 파문을 보는 상반된 시각이 상당부분 사전조정된데 힘입은 바도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정치일정 논의 중지 시한을 놓고 「당분간」을 고집하던 김대표가 노대통령의 강력한 자제당부에 승복할수 밖에 없었던 것은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등을 앞두고 조기승부수를 던지려 할때 제주휴가 등과 관련한 부정적 여론의 흐름이 더욱 굳어질 우려가 있다고 인식했기 때문인 것 같다.

또 이번 파문의 와중에서 민정계 인사들을 지나치게 자극한 상황에서 여권 핵심부와의 정면충돌까지 감수하기에는 세가 불리할 뿐아니라 유효수단도 여의치 않아 승산이 없다고 계산한 것 같다.

이에따라 김대표는 노대통령과의 신뢰관계 복원을 노려 과거와 같은 집권당 2인자로서의 「순치된」 모습으로 되돌아 갔다는 관측이다. 그럼에도 불구 김대표측 나름으로는 이번 회동에서 몇가지 소득을 얻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컨대 「금년말까지 정치일정 논의중지」를 음미해 보면 내각제 개헌추진 등 정가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이른바 「유엔정국」의 이상 조짐을 사전 견제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등의 해석이다.

김대표측은 특히 정치일정 논의 중지시한을 「금년말까지」로 못박음으로써 거꾸로 내년부터는 정치일정 논의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고 기대감을 갖고 있는듯 하다.

김대표의 한 측근은 이와관련,『금년말까지의 중지시한을 대통령이 그동안 누차 언급한 「내년 2월(임기만료 1년전) 후보가시화」와 연결지어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까지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회동의 의미는 이같은 절차적이고 외형적인 매듭보다는 오히려 파문의 근본원인이 됐던 후보구도의 향방에 대해 양단간의 결정을 미룬채 미제로 남겨두었다는데서 찾아야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두사람은 발표된 내용외에도 상당히 깊숙한 얘기를 주고 받으며 후보구도와 관련한 상대방의 「의중」을 광범위하게 탐색·확인했을 것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예컨대 내년으로 예정된 14대 총선 등 잇단 선거전략·통치권 누수의 원인과 방지대책·양측 측근들의 행태에 이르기까지 우회적으로 서로가 입장을 전하고 상대방의 속마음을 타진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노대통령은 통치권 누수 등을 감안해서라도 김대표의 총선전 후보결정 요구는 무리이며 적어도 정기국회가 끝날때까지 정치일정 논의를 중지할 것을 강한 톤으로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대표는 대권후보의 총선전결정은 잇단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개진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두사람은 상대방을 와전 설득하는데는 미치지못해 결국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것은 후보구도의 문제가 쉽사리 풀기어려운 구조적인 원인을 안고 있는데서 연유한다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당내 소수파의 김대표가 조기 후보결정을 요구하고 다수파의 수장이 이에 대한 답변을 유보하고 있는 양상으로 문제가 흘러왔기 때문이다.

이와관련,여권 관측통들은 『후보구도의 문제는 두사람의 입지에서 봐야한다』고 전제,『노대통령은 김대표에게 배턴을 넘겨주든 아니든 최대한 시기를 늦춰야하는 반면 김대표는 3당합당을 통한 정국안정의 공로를 인정 받겠다는게 두 사람간의 현실』이라고 해석했다.

○…어떻든 양측은 「정치일정 논의의 연말까지 중지」에 의견일치를 봄에 따라 내년에 벌어질 대회전에 대비,보다 정교한 전략수립에 들어갈 전망이며 여기엔 김종필 최고위원의 공화계도 적극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여권 핵심부는 광역의회선거 압승을 통해 축적된 통치에너지를 남북한 유엔동시가입 성사 등을 계기로 더욱 제고시켜 후보선택권을 비롯,전반전인 정치일정의 효율적 관리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민자당 지도부의 성급한 「언행」이 통치권 누수를 촉발하고 있다고 보고 당총재로서의 명실상부한 위상확립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표는 이번에 결론은 내지 못했지만 총선전 후보결정 요구를 어느정도 공론화하는데 성공했다는 판단에 따라 공개적인 논의는 자제하되 노대통령과의 내부담판을 서두를 전망이다.

김최고위원은 이같은 양측의 대치상황 속에서 입지를 최대한 넓히기 위해 점차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이며 특히 김대표 견제에 적극 나설 구상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렇게 보면 결국 잠복기로 들어선 여권의 후보구도 갈등은 이변이 없는한 내년부터 재현될 소지가 크며 수면 아래서의 계파간의 알력은 여러형태로 표출될 것으로 전망된다.<김종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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